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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보는것과 외우는것, 매너있는 연주는 뭘까?

[노엘라의 초콜릿박스]시대에 따라 시각도 변한다

노엘라의 초콜릿박스 머니투데이 노엘라 바이올리니스트 |입력 : 2012.02.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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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보는것과 외우는것, 매너있는 연주는 뭘까?
클래식 콘서트 장에 가면 무대 위에 악보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대개 독주곡일 때는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고 실내악이나 오케스트라 혹은 합창단의 경우 악보를 사용한다.

합주의 경우는 2대 이상의 악기가 동등한 위치에서 연주를 하기 때문에 둘 다 외우거나 둘 다 악보를 사용하는 것이 예의라고 할 수 있으나, 독주의 경우 외워서 연주하는 것이 무대 매너라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시대에는 어땠을까?

19세기 중반까지는 아무리 독주라 해도 무대 위에서 악보 없이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는 오히려 음악에 대한 결례로 여겼다. 베토벤, 쇼팽 모두 자신의 곡을 연주자들이 외워서 연주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면 작곡가의 의도를 놓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무대에서 처음으로 악보를 외워서 연주한 연주자는 클라라 슈만이다. 이어 프란츠 리스트가 화려한 기교의 연주를 악보 없이 연주하면서 그의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내 악보를 외우는 '암보'에 대한 인식은 점차 음악에 대한 '열정' 내지는 '진지함'으로 여겨졌고, 19세기 후반엔 일종의 무대 매너로 둔갑해 버렸다. 19세기 말 이후의 음악들은 테크닉이나 음악적 구조가 더 복잡했고 곡의 길이도 길어 암기하기가 훨씬 더 힘들었음에도 말이다. 또 작곡가의 다양한 의도와 뉘앙스까지 이해하고 외워야 했기에 연주자들의 부담은 더 커졌을 것이다.

오늘날, 암보는 음악가들에게 필수가 됐다. 특히 오디션 장에서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행위는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이 이제는 '칭찬받는 행동'으로 바뀐 것이다.

암보로 연주한다는 것은 그 만큼 많은 연습을 통해 '내 것'으로 익혔다고 이해할 수 있다. 악보에 시선을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표현에 자유로운 것도 사실이다. 또 외워서 연주하면 자신의 소리에 집중하게 돼 더 깊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 암보가 익숙하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외워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연주 도중 악보를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오히려 연주가 경직될 수도 있다.

모든 세대와 시대를 통섭하는 절대적 진리는 없다. 우리가 절대적 진리라 여기는 '보편적 시각'은 시대가 변하며 함께 변하기 때문이다. '암보'가 그러할 진데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는 오죽하랴? 편견과 아집을 벗어낸 너그러운 시각이 그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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