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2', 다 만들고도 왜색논란일까…

삼양식품 (290,000원 ▲6,500 +2.29%)이 '나가사끼 짬뽕' 후속작을 사실상 다 만들어 놓고도 브랜드명을 확정짓지 못해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늦어도 3월 초중순까진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29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구개발 해 온 '나가사끼 짬뽕 2탄' 출시 준비를 대부분 마쳤지만, 제품 브랜드명 선정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새 제품이 일본 큐슈지역의 대표적 라멘인 돈코츠라멘 맛을 표방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이미 나가사끼짬뽕이 일본의 대표적 음식 맛을 표방했는데 후속작 마저 일본식 이름이 쓰일 경우 자칫 '왜색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단 우려다.

돈코츠라멘은 돼지뼈를 우려낸 진한 육수로 오랜 사랑을 받아온 일본의 대표적 음식이다. 삼양식품이 돈코츠라멘맛을 표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셜네트워크(SNS) 등에서는 실제 네티즌간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듯 당초 나가사끼짬뽕 포장지에 쓰였던 '즐거운 일본 맛기행'이란 표현까지 삭제했다. 일본풍이란 해석을 조기 차단키 위한 조치다.

'색깔' 마케팅도 고심 중이다. 나가사끼짬뽕이 꼬꼬면과 함께 '하얀국물' 카테고리를 창출하며 빨간국물 신라면의 대항마로 떠올랐는데, 후속작은 하얀색과 빨간색의 경계에 있어 새 카테고리를 만들어 마케팅을 펼칠지 주목된다.


이미 경쟁사 팔도는 꼬꼬면의 후속작으로 빨간국물 '남자(男子)라면' 브랜드를 확정짓고 정면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팔도가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쓰고 '2012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까지 나서자 삼양식품은 다급해진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삼양식품은 후속작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신제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지, 아니면 주춤해 질지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44%, 598% 급증한 938억원, 82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라면값을 못올려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 나가사끼짬뽕이 출시되면서 상승세를 탔다"며 "빠르면 3월 초중순에 후속작을 출시해 적극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언론과는 거리를 뒀던 삼양식품은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가사끼짬뽕 2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라면업계는 다시 2위권 업체의 공격과 이에 대응하는 1위 업체의 방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라면시장의 분화와 다양해지는 소비자 니즈를 감안해보면 시장은 2위권 업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