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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공장의 '물'관리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산업1부장 |입력 : 2012.03.09 15:27|조회 : 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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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킬로미터. 대략 마라톤 풀코스 거리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한 장의 웨이퍼(반도체 원판)가 공장에 들어가(Fab In) 칩이 완성돼 나오기(Fab Out)까지 거쳐야 하는 반도체 라인의 길이이기도 하다.

산업1부장을 맡고 나서 처음으로 찾은 곳이 경기 기흥·화성의 삼성전자 (42,250원 상승550 -1.3%) 반도체 공장이었다. 주룽지 전 중국 총리를 비롯, 장쩌민, 후진타오, 리펑 같은 중국 최고위 지도자들이 한국을 배우기 위해 예외없이 들렀던 '대한민국의 심장'이다.(삼성은 반도체 라인은 이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급하게 본관 1층에 전시관을 만들어 브리핑을 했다)

25장의 12인치 웨이퍼를 실어 나르는 캐리어 '폽(Foup:front opening unified pod)'이 천정에 장착된 OHT(Overhead Hoist Transport)에 매달려 굽이굽이 꺾어진 라인을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한 장의 웨이퍼가 42킬로미터의 여정을 거쳐 반도체 칩이 완성돼 나오기까지 4~5주가 걸린다. 불과 10여년 전 까지도 OHT가 아니라 근로자들이 직접 캐리어 박스에 담아 웨이퍼를 옮겼다. 박스가 떨어져 깨지기라도 하면 그랜저 자동차 한대는 그냥 날아갔다.

군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80년대 초에는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예비역 장교 출신 총무부장이 정문에 서서 가위 들고 직원들 장발 단속을 했다. 직원들 몸수색은 예사였다. 85년 256KD램 양산라인 준공식에선 이병철 회장, 금진호 상공부장관, 이건희 부회장과 함께 지역 군부대 책임자인 듯한 '투 스타' 장성이 맨 앞줄에서 테이프 커팅을 했다.
자가용 승용차는커녕 대중교통도 제대로 없던 초창기 공장은 근무환경이나 생활여건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아오지'라고 불렸다.

지난주 찾은 삼성 반도체공장은 이제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을 찾기조차 힘든, 말 그대로 '상전벽해'였다.

세계 최첨단 반도체 칩을 만드는 물은 팔당으로부터 직접 끌어온다. 수돗물은 염소 등을 제거해 완벽하게 정수하는데 돈이 더 들기 때문이다. 반도체 라인에서 사용된 뒤에는 다시 '그린센터'로 불리는 폐수처리장을 거쳐 나간다. 말이 '폐수'지, 실제로는 오염이 심한 인근 오산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펌프를 통해 하루 3만8000톤씩의 흘려보내는 '정화수'이다. 경기도는 수질개선을 위해 더 많은 물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 설립 20주년을 맞아 엊그제 발간된 '반도체, 신화를 쓰다'는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달려온 '울트라 마라톤'의 장정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이제 한국 반도체 선수들에게 추월당해 힘겹게 뒤따라오던 일본 대표선수 '희망(엘피다)'은 결국 포기하고 주저앉을 정도가 됐다. 삼성은 업계 선두에 선 글로벌 기업이 됐고, 반도체 공장은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힘찬 박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채 50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서울의 삼성 본사에는 해묵은 상속 분쟁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21세기형 최첨단 글로벌 기업과, 20세기가 남긴 상속분쟁, 부조화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삼성 반도체 공장 폐수처리장의 수질측정 계기판에는 법적 허용치와 별개로 이보다 10배는 엄격한 자체 관리 수치가 적혀있다. 실측정치는 자체 관리 수치를 밑돈다는 게 삼성 공장의 자랑이다.
공장만 그럴 일은 아니다. 경영이나 사람관리, 지배구조도 법적 허용치보다 훨씬 엄격한 자기 잣대를 완성하는 게 진짜 글로벌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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