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멈이 요양원서..." 신도림역 할아버지 논란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자신의 아내가 요양원 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요양원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수사를 중단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할아버지의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인 손종상 할아버지(75)는 "할멈이 요양원에서 폭행을 당했어요. 도와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지난 1월 중순께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손 할아버지에 따르면 아내는 지난해 7월 인천의 한 요양원으로 들어갔지만 입소한지 4일만에 아랫입술과 손목에 타박상을 입고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에 대해 손 할아버지는 아내가 요양원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같은 해 8월 국무총리실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인천 경찰은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진료기록을 확보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요양보호사 2명을 소환 조사했지만 상해 혐의를 찾지 못해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손 할아버지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조사내용이 억울하다며 다시 진정을 제기했고 인천지방경찰청 수사이의조정팀은 지난해 11월 사건을 이첩받아 재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할머니를 최초 진료한 인하대 응급의사의 소견과 비슷한 시기에 요양원에서 퇴원한 환자들에게 동일한 피해가 있었는지 조사했지만 다른 증거를 찾을 수 없어 결국 올해 초 사건을 다시 한번 내사 종결했다.

손 할아버지의 사연이 인터넷에 퍼지자 많은 네티즌들은 "억울한 사연이다", "이 할아버지를 도와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실제 손 할아버지의 사건을 재수사했던 경찰이 지난 14일 직접 인터넷에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경찰관은 "첫 조사에서 진료의사가 아랫입술과 손목의 상처는 상해에 기인한 것 같지 않다는 소견을 보였다"며 "요양보호사 진술에서도 환자의 낙상사고와 혀를 깨무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붕대를 사용하는데 이를 환자가 스스로 풀려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겼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어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번째 조사에서도 약 한달 반 가량 사건을 재조사했으나 다른 증거나 관련근거를 찾을 수 없어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경찰관은 "할아버지께 내사 종결이라는 조사 결과를 통보해 송구스럽다"며 "그러나 할아버지가 제기한 모든 의혹을 조사했고 합리적인 조사 결과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할아버지는 검찰에 이 사건을 재조사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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