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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바다 이야기

[웰빙에세이] 나는 춤출 줄 아는 신만 믿을 것이다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장 |입력 : 2012.03.19 12:15|조회 : 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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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한 것의 결과라고 붓다가 가르치지 않았던가. 나는 결국 내가 생각하고 선택한 길로 간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되고 저렇게 생각하면 저렇게 된다. 좋게 생각하면 좋게 되고 나쁘게 생각하면 나쁘게 된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복잡한 것이 되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한 것이 된다. 아무 생각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안된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면 무념무상이 된다. 空이 된다.

이걸 염두에 두고 바다에 대해 생각해보자. '바다 이야기'를 해보자. '고래'만 잡으려 하지 말고 진짜 바다를 떠올려보자. 순수 버전의 바다 이야기를 해보자. 잘 생각하면 나는 바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짜 '빙고'를 외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바다의 물결이다. 끊임없이 충렁이는 물결이다. 나는 물결로 일어 물결로 사라진다. 잔물결은 잔물결로 사라지고, 큰 물결은 큰물결로 사라진다. 아! 내 인생의 잔물결, 큰물결이여. 햇살에 반짝이고, 달빛에 물들었던 물결들이여.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사나왔던 물결들이여. 나의 삶은 물결의 춤이다. 너울이다. 물결이 왜 출렁이냐고 묻지 말라. 그것은 그냥 출렁인다. 모든 것은 움직인다. 변한다. 그래서 살아 있다. 새롭다. 아름답다. 애틋하다. 눈물겹다. 물결 없는 바다는 죽은 바다다. 그 바다에는 생명이 없다. 삶이 없다. 신의 놀이가 없다. 그 바다는 바다가 아니다. 짜라투스트라는 말한다.'나는 춤출 줄 아는 신만을 믿을 것이다.'

나는 바다를 헤쳐가는 돛단배다. 나는 이 항구에서 저 항구로 간다. 돛을 잘 올리면 바람이 나를 데려다 줄 것이다. 돛을 올리지 않으면 파도에 떠밀려 다닐 것이다. 돛을 잘못 올리면 엉뚱한 곳을 배회할 것이다. 길을 잃고 헤맬 것이다. 내 배가 어디로 어떻게 가든 마지막 항구는 저승이다. 나는 그곳까지 많은 것을 싣고 간다. 사랑과 기쁨, 희망과 열정, 욕망과 좌절, 슬픔과 분노, 추억과 꿈……. 내 배는 무겁다. 온갖 것들이 들어차 버겁다. 파도에 비틀거린다. 바람에 휘청거린다. 아차하면 가라앉고 말겠다.

나는 바닷물이다. 나는 파도로 바다를 달리고, 수증기로 허공을 난다. 구름으로 하늘을 떠다니고, 빗줄기로 대지를 적신다. 샘으로 솟고 개울로 여울진다. 강으로 흐르고 다시 바다로 모인다. 아! 나는 영원한 물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어떤 춤을 추어도 나는 언제나 물이다. 하늘과 땅과 바다를 오가는 생명의 물이다. 나는 죽지 않는다. 죽어본 적이 없다.

나는 바다다. 깊은 바다다. 에베레스트도 담을 수 있다. 내 마음 속도 바다만큼 깊다. 위에는 생각의 물결, 감정의 물결이 출렁인다. 그 아래에는 의식의 물결, 무의식의 물결이 흐른다. 그 아래는 영원한 심연이다. 그곳은 평화와 침묵의 장소다. 깊이 들어갈수록 평온해진다. 느려진다. 빠른 마음은 위태롭고, 느린 마음은 편안하다. 고요한 마음은 신성하다. 바다 위는 상대의 세계, 논리의 세계다. 격랑의 세계, 변화의 세계다. 감정의 파도이든, 생각의 파도이든 그것은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바다 밑은 언제나 고요하다. 침묵이 흐른다. 평화롭다. 그곳은 절대의 세계, 역설의 세계다.

나는 바다다. 드넓은 바다다. 작은 물결이 아니다. 얕은 개울이 아니다. 굽이치는 강이 아니다. 나는 넓고 깊고 큰 바다다. 지구의 땅을 다 담을 수 있는 바다다. 모든 물결을 이어주는 바다다. 당신과 내가 하나되는 바다다. 우리는 이 물결 저 물결로 춤을 추며 어우러진다. 우리는 어제도 바다, 그제도 바다였다. 앞으로도 영원히 바다이리라. 바다는 어디로 가는 것도,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니다. 늘어나는 것도,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아! 나는 영원한 물로, 한없는 바다로 산다. 하늘과 마주하며 아득히 먼 수평선을 그리는 푸른 바다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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