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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탐욕이 주범인가

폰테스 머니투데이 이상묵 삼성생명 보험금융연구소 전무 |입력 : 2012.03.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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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탐욕이 주범인가
벼랑 끝까지 몰렸던 세계경제가 한숨 돌리면서 사람들은 월가의 탐욕을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비난하고 있다. 보너스에 눈이 먼 탐욕스런 월가의 금융인들이 남의 돈으로 불장난을 치다 금융위기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세상을 1%와 99%로 가르고, 1%를 싸잡아 탐욕스러운 자들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 그들의 탐욕을 억눌러야 세상의 혼돈이 가라앉고 정의가 바로 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탐욕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구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마치 도시를 다 태운 큰 화재가 났을 때 그 원인을 산소에서 찾는 것과 같다. 산소가 없이는 불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산소가 대화재의 범인은 아니다. 병의 원인을 잘못 진단하는 오진은 병명을 모르는 것보다도 환자에게 해롭다. 엉뚱한 약을 쓰면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올바른 원인을 찾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비판하는 탐욕은 무엇일까? 어디까지가 단순한 욕심이고 어디서부터는 탐욕인가?

욕심이 없는 사람은 발전도 없다. 학문이든, 예술이든, 사회운동이든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은 욕심이 남다른 사람들이다. 자신의 큰 욕심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를 들볶고 잠을 설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들의 덕을 보면서 살고 있다. 그들의 큰 욕심으로 인해 학문이 발전하고, 예술이 발전하고, 사회운동이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큰 욕심에 탐욕이라는 딱지를 붙이지는 않는다. 유독 돈에 대한 큰 욕심에만 탐욕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학문에 대한 욕심, 예술에 대한 욕심, 사회운동에 대한 욕심은 사회에 이로우나 돈에 대한 욕심은 사회에 해로운가? 중세가 다 끝나가도록 사람들은 돈에 대한 욕심을 천박하고 해로운 것으로 여겼다. 좋게 보아야 필요악 정도로 여겼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선비의 욕심은 지고지순하나 상인의 욕심은 천박한 것으로 보았다. 사농공상의 순서가 그것을 말해준다.

돈에 대한 욕심에도 합당한 대우를 해준 사람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다. 그는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돈에 대한 욕심 덕을 보며 살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빵집 주인,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의 돈에 대한 욕심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우리들의 저녁식사를 걱정하는 자비심이나 이타심으로 아침 일찍부터 피곤한 몸을 일으켜 빵을 만들고 술을 빚는 게 아니라고 했다.

아담 스미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사람의 욕심을 탓할 게 아니라 그 욕심이 사회의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를 찾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빵집 주인의 욕심은 사회의 이익으로 연결되는데, 월가의 탐욕은 사회의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빵업과 금융업에 어떤 차이가 있어 제빵업은 경제위기를 야기하지 않는데 금융업은 경제위기를 야기하는지, 그 원인을 찾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욕심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므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불가의 승려들도 욕심 때문에 고통을 겪는 중생들의 덕을 보며 살아간다. 산사에서 검약하게 사는 승려들이 그렇다면 일반 사람은 달리 말할 것도 없다. 자신의 욕심은 고상하다고 생각하는 환경주의자도, 자선사업가도, 모두 돈 욕심으로 고통을 자초하는 사람들의 덕을 보며 살고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물질적 풍요가 가능해진 것은 돈에 대한 욕심에도 합당한 대우를 해주면서부터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욕심은 고상하고 다른 사람의 욕심은 천박하다고 한다면 오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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