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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말하는 두 배우들과의 유쾌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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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언주 기자
  • 2012.04.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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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사 안해야 사는' 넌버벌 공연 배우 홍상진·전민지



'몸'으로 말하는 두 배우들과의 유쾌한 수다
홍 배우: 싱가포르 공연 잘 끝내고 왔어요!!
이 기자: 아, 관객들 반응은 계속 좋았나요?
홍 배우: 네~ 마지막 날은 4층까지 객석이 꽉 찼고요, 4회 공연을 모두 본 사람도 있었어요.
이 기자: 와~ 대단한 팬이었나 봐요.



카카오톡 내용을 쭉 내려 보니 이미 많이도 떠든 것 같은데, 수다스러운 여자들의 불편한 진실마냥 "우리 번개 할까요?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하죠"라고 제안했고, 지난 3일 밤 10시30분 대학로에서 '비밥'의 배우 두 명을 만났다. 레드셰프 역의 홍상진(35)과 큐티셰프 역의 전민지(27).

↑'비밥'에서 큐티셰프 역의 전민지와 레드셰프 역의 홍상진.
↑'비밥'에서 큐티셰프 역의 전민지와 레드셰프 역의 홍상진.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 '비밥'이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모두 4회에 걸쳐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극장 무대에 올랐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첫날 공연을 보고나서 친해진 배우와 서울에 돌아와 카톡으로 대화를 하다가 막상 궁금한 게 많아져 '번개미팅'을 하게 된 것.

좀 색다른 방식으로 '카톡 인터뷰'를 해볼까도 싶었지만 표정과 동작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이 기자: "보통 배우들은 대사를 많이 하고 싶어하는데, 넌버벌 공연이라 일반 배우들과는 좀 다른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홍 배우: 러시아의 연극학과는 입학을 하면 1년간은 '말 없는 수업'을 한대요. 연기에 필요한 본능적인 감각을 익히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죠. 사람은 말하기 전에 이미 몸으로 이야기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남녀가 처음 만났을 때도 시간이 지나 자세가 좀 편안해 진다든가 하면 '너에 대해서 이제 좀 알았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테이블 위에 핸드폰을 올려놓고 자꾸 쳐다본다면 '너한테 별로 관심이 없어'라고 말하는 거죠. 넌버벌 공연은 힘들지만 배우에게 분명히 많은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이 기자: 아, 소개팅 할 때도 말하기 전에 동작부터 신경을 써야겠군요. 하하. 혹시 처음에 넌버벌 작품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나요?

홍 배우: 넌버벌 공연에 대해 평가절하 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좀 열 받아요. 저는 '난타'부터 넌버벌 공연을 했는데 대사가 없기 때문에 훨씬 더 힘든 연기를 하는 거거든요. 그걸 못 알아줄 때 속상하죠.

전 배우: 맞아요. 저도 선입견이 따로 없었는데, 친구들이 "언제까지 넌버벌 할거야? 다른 거 해야지"라는 식으로 말했을 땐 솔직히 "너희가 넌버벌을 알아?"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는 넌버벌 공연을 수준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 기자: '난타'부터 쭉 하셨으면 넌버벌 배우 1세대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연기하면서 힘든 시기는 없었나요?

홍 배우: 힘들기 보다는 힘이 막 났던 적이 있었어요. '난타'에서 제가 막내였던 시절, 공연 끝나고 사인회를 했는데 어떤 관객이 사인을 받으면서 조용히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이 팀에서 빠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힘이 불끈 나면서 정신이 확 들었죠. 또 한 번은 호주에서 공연을 마치고 나오자 제작사의 해외팀 임원 한분이 "오늘 네가 잘해서 박수 받은 거 아니야, 작품이 좋아서지"라고 말씀 하셨을 때도 역시 힘이 났어요. 하하. 역시 배우는 욕을 먹어야 자극이 되나 봐요.

↑ '비밥'에서 레드셰프 역을 맡은 홍상진.
↑ '비밥'에서 레드셰프 역을 맡은 홍상진.
듣는 사람도 가슴이 괜히 찡한데, 홍 배우는 힘이 났단다. 자신의 속마음까지 연기할 수는 없을 텐데 그렇게 마음먹고 힘을 낼 수 있다니 대단히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는 대학에서 정식으로 연기 공부를 한 배우가 아니다. 그럼 어디서 배웠냐고 하자 "난타 대학인가? 사실 연기는 무대에서 선배들한테 배우는 거죠"라며 웃었다.

↑ '비밥'에서 큐티셰프 역의 전민지.
↑ '비밥'에서 큐티셰프 역의 전민지.
배우들에게는 저마다의 마음 짠한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배우 전민지는 성악을 전공한 후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 노래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 위해 뮤지컬배우를 꿈꿨다. '비밥'에 참여한 것도 '아카펠라' 부분이 있었기 때문. 특히 넌버벌에서는 음역대를 배우가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1년 전 성대 결절이 찾아왔다. 그는 "노래하는 사람에게 성대 결절은 충격적인 일이지만 '비밥'에서 큐티셰프의 정점을 한번 찍어보고 싶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큐티셰프' 하면 '전민지'를 떠올리게 하겠다고.

뭔가 새로운 걸 계속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홍 배우는 '레드셰프'의 캐릭터를 직접 만드는 데 일조했다. 콧수염을 단 것도 그의 아이디어. '점프'에서 사위 역을 할 때도 스스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안경을 씌워 캐릭터를 만들었다. "제가 목소리가 중저음이긴 하지만 워낙 동안이다 보니 셰프 역이 잘 안어울리잖아요.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어 본거죠."(하하)

홍 배우 동안 맞다. 그래도 스스로 그렇게 말하다니. 솔직하고 순수한 모습과 창작에 대한 욕구,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내면서 후배들을 독려하는 모습은 공연계의 '셰프' 답게 느껴졌다. 열정과 욕심으로 똘똘 뭉친 배우들을 보니 '비밥'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내 창작 공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비밥' 싱가포르 공연 장면. 그린셰프가 요리한 비빔밥을 다른 셰프가 시식한 후 그 맛을 비트박스로 표현하고 있다(왼쪽사진). 서로 모르는 관객 두명을 무대에 즉흥적으로 초대해 '연인'으로 설정하고 키스까지 하라고 하자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페르소나
↑'비밥' 싱가포르 공연 장면. 그린셰프가 요리한 비빔밥을 다른 셰프가 시식한 후 그 맛을 비트박스로 표현하고 있다(왼쪽사진). 서로 모르는 관객 두명을 무대에 즉흥적으로 초대해 '연인'으로 설정하고 키스까지 하라고 하자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페르소나

◇배우 프로필

'몸'으로 말하는 두 배우들과의 유쾌한 수다
▷홍상진(레드셰프 역)

현 별별창작소 대표
2011~현재 비밥 출연 中
2011 신개념연희퍼포먼스 '좋다' 연출
2010 비트 안무
2007 컨츄리보이스캣 출연 및 연출
2003 점프 출연
2000~2003 난타 출연


'몸'으로 말하는 두 배우들과의 유쾌한 수다
▷전민지(큐티셰프 역)

동덕여자 대학교 성악과 졸업
2011 / 비밥 / CUTE CHEF
2010 / CHEF / CUTE CHEF
2009 / 비밥코리아 / 주방장보조
2008 / 뮤지컬 대한건아 / 우영
뮤지컬 두근두근 / 맨입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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