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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참으면 돈이 굳지만… 투표는?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쇼핑'과 '투표' 차이점과 같은점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산업1부장 |입력 : 2012.04.06 11:35|조회 : 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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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살다보면, '그렇게' 중요한 일을 '그렇게' 쉽게 결정해버리는 일들이 적지 않다.
흔히들 주식투자가 그렇다고 한다. 냉장고나 TV 하나 살때는 인터넷도 뒤져보고 직접 발품팔아 물건도 만져보고, 헤아릴 수 없는 날을 고민하고 나서야 결단을 내리면서, 수백만원 수천만원어치 주식은 남의 말만 듣고 확 내지른다. 뭐하는 회사 주식인지, 돈은 제대로 버는지도 모르고.

또 뭐가 있을까...학과선택? 결혼?
모르긴 해도 투표도 '그토록 중요한 일을 그토록 쉽게' 내던지는 일중의 하나일거다. 정당이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상품(후보자)을 파는 '장터'가 열리는게 선거다.
쇼핑과 투표는 '선택'이라는 본질 면에서 다를 바 없다.

요즘 출퇴근길에는 '상품(후보)'정보가 담긴 전단지가 몇 장씩 손에 쥐어진다. 집에는 책 한권 분량이나 되는 전단지 묶음(선거공보물)이 배달돼 온다. 전단지에는 '상품(후보자)'소개가 나열돼 있고, 상품을 선택하면 저절로 따라오는 '보너스(비례대표)' 메뉴들도 줄줄이 적혀 있다.

상품을 사는 소비자(유권자) 입장에서는 믿을만한 기업의 반듯한 제품을 사는게 최선이다. 믿을만한 기업, 혹은 좋은 기업은 뭘까.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이를 제품화(입법, 정책)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업"이라는 답이 가능할 것이다.
좋은 기업은 '지속가능 기업'이고, 이런 기업은 인재들이 모여들고, 지배구조도 제대로 갖춰져 있다. 독단적이고 무능한CEO가 인재를 압박하고,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

'불량률'도 좋은 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율(합격품 비율, 불량률의 반대개념) 90%를 기준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갈린다. 정치상품(지역·비례대표 후보)의 수율이 90% 이상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테고, 60~70% 정도라도 되는지 살펴볼 일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새로운 제품'으로 어필하려다 보니 품질 검증이 제대로 안된 불량품, '맛이 간' 제품, 포장만 바꾼 재고품들이 과일 속밖이처럼 여기저기 끼워져 있다가 들통들이 나곤 한다. 물론 모든 상품이 완벽할수는 없는 법, 그래서 애프터 서비스도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 과거 선거 이후의 행보에 대한 '트렉 레코드(Track Record: 이행실적)를 훑어 봐야 한다는 말이다.

쇼핑은 잘못 샀다 싶으면 일정 기간 이내엔 환불이나 교환이 가능하지만, 선거는 어지간해서는 결과를 바꿀 수가 없다. 쇼핑은 돈만 있으면 언제든 살수도 있고, 중고품으로 되팔 수도 있지만, 선거는 몇 년에 한번 밖에 못한다. 사전에 소비자원에서 품질을 비교해주는 'K컨슈머리포트'같은 것도 없으니 덜컥 저지를 일이 아니다.

쇼핑과 투표가 또 다른 점은 선택의 폭이다.
자기 앞에 놓인 선택 대상이 많아야 대여섯, 실제로 선택할만한 상품은 대개는 두셋에 그친다. 회사(정당) 이름만 믿고 샀다가 형편없는 품질과 기능에 실망하지 않으려면 역시 최종 선택의 기준은 자기한테 맞는 상품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인물보고 투표하라'고 새삼스레 외칠 필요도 없다.

쇼핑과 투표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비용구조'다.
상품은 선택을 하지 않으면 돈이 굳지만, 투표는 하지 않으면 몇십분의 시간 말고는 굳는게 없다. 오히려 '부작위(하지 않음. 기권)'가 실제로는 '작위'가 돼 본인이 바라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 주식투자는 미인대회처럼 다른 투자자들이 사고 싶어할 종목을 고르면 돈을 벌 수 있지만, 선거는 남이 좋아하는 사람 뽑았다간 말 그대로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말이다.

선택을 하지 않거나 잘못 선택해서 '남 좋은 일' 시키게 되면, 쇼핑과 비교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비용청구서'가 두고두고 날아들게 된다.
평론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히트한 '행 오버(Hang Over:숙취)라는 할리우드 코미디영화가 있었다. 결혼을 앞둔 신랑과 친구들이 '총각파티'한다며 라스베이거스에서 술을 퍼마시고 필름이 완전히 끊겨 정신을 놓은 뒤 다음날 겪어야 하는 기가 막힌 후유증들을 그린 영화다.
"어제 우리가 무슨 짓을 한거지?"
선거로 뽑힌 인물과, 정권을 잡은 정당이 하나 둘 자신의 삶을 옥죄는 일들을 벌일때 발등을 찧고 싶었던 경험, 한두 번 한 게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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