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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일의 왓츠 업 사커?] 오늘도 난 '제리 맥과이어'를 꿈꾼다

최규일의 왓츠 업 사커 머니투데이 최규일 Terra 스포츠 대표이사 |입력 : 2012.04.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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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최규일은... 서울 문일고등학교-고려대 신방과를 나와 1989년 1월 일간스포츠 입사 2002년 월드컵팀장, 2004년 10월 체육부장으로 퇴사할때까지 축구전문기자로 활약. 현재 (주)Terra 스포츠 대표이사 및 한국 축구사회(Korea Soccer Society) 사무총장.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따라 닮고 싶은 누군가가 있기 마련이다.

내가 몸담은 축구 쪽도 마찬가지다. 선수라면 스타 플레이어를, 지도자라면 세계적인 명장을 꿈꿀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난 모 프로 축구단의 단장은 최근 개봉한 야구 영화 <머니볼>을 거론하며 "한국의 구단 프런트도 한 구단에서 안주하기보다 영화의 주인공인 빌리 빈 단장처럼 신생 구단 같은 곳에 가서 기존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구단을 '저비용 고효율' 스타일로 운영하는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제리 맥과이어
ⓒ제리 맥과이어
나와 같은 에이전트들도 다를 게 없다. 8년 전 축구 기자 생활을 접고,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던 시점에 내겐 몇 갈래 길이 있었는데 고심 끝에 선택한 건 축구 에이전트였다. 그 때 자연스레 떠올린 인물이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주인공이었다.

선수와 에이전트가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 가슴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어려움을 헤쳐가고 결국엔 성공시대를 여는,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아마 대한민국의 모든 스포츠 에이전트는 '한국의 제리 맥과이어'를 꿈꾼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나도 그랬고 그렇게 될 걸로 믿었다. 당시 우리 회사 식구들은 나름 화려한 면면들이었고, 무엇보다 우리에겐 박주영이란 '축구 신데렐라'가 소속사 선수로 있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선수들은 하나 둘씩 떠났고 회사 살림은 빠듯해졌다.
아마도 좋은 선수들을 품기엔 우리의 그릇이 작았을 테지만 한편으로 국내 축구계의 복잡한 현실, 특히 국내 에이전트들의 도가 지나친 경쟁도 한몫했다.

국내 축구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해마다 FIFA(국제축구연맹) 자격증을 취득한 에이전트들은 늘어만 가고 덩달아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편법이 끼어들 여지가 생기고 근거 없는 얘기가 입소문을 타기도 한다.

실제 나 역시 얼마 전 모 언론사로부터 '특정 구단 감독과 밀착해 선수 수급을 독점하는 장본인'으로 지목돼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해당 감독과 단 한 번도 공식적인 만남을 가진 적이 없고 해당 구단에 선수를 수급한 일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누명'을 벗기는 했지만 이 바닥에서 누군가가 나를 해코지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섬뜩함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물론 스포츠 에이전시의 세계 역시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발빠르게 정보를 선점하고, 인맥도 넓혀야하며 선수, 혹은 선수 가족과의 인간관계 역시 돈독해야 한다.

그런데 도가 지나칠 때가 있다. 가능성이 희박한 감언이설로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선수를 흔들어대거나 다 차려놓은 밥상에 슬그머니 수저를 얹으려고 하는 행태도 흔하다.

나 역시 그런 욕심에서 자유롭지 못한 터에 '누워서 침뱉기' 식으로 이런 얘기를 늘어놓음은 국내 스포츠 에이전트업계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바람 때문이다.

흔히 국내 에이전트들은 '구단(혹은 감독이나 선수)이 갑이고 에이전트는 을'이라들 하는데 이는 우리 스스로가 초래한 것은 아닌 지 묻고 싶다. 이제는 동등한 파트너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시점이라고 본다. 에이전트도 한국 축구 발전의 당당한 한 축이 됐으면 한다.

이 일을 하면서 뻐근한 삶의 무게를 느낄 때마다 떠올리는 장면이 있다.

몇 년 전 새롭게 우리 식구가 된 한 선수를 만났을 때, 그는 "내가 땀흘려 번 연봉의 일부를 떼어 주면서 과연 무얼 얻을 수 있는 지 회의가 들 때도 있다"고 솔직히 토로했었다. 얼마 후 그는 고액 연봉 선수가 됐고 태극 마크도 달았다.

현재에도 그와 나는 여전히 좋은 파트너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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