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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함께] 박지성을 과감하게 뽑았던 허정무 감독처럼...

김삼우의 감독과 함께 머니투데이 김삼우 기자 |입력 : 2012.04.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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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감독의 요건 가운데 하나는 재목을 알아보는 눈이다. 야구용어로 말하면 선구안이 좋아야 한다. 지금은 별로 눈에 띄지 않더라도 앞으로 대성할 선수를 발탁하는 능력까지 필요하다. 선수를 뽑을 때 기량은 물론 체격과 체력, 지능 센스 등을 총체적으로 보고 판단한다. 품성까지도 꼼꼼하게 살핀다.

[감독과 함께] 박지성을 과감하게 뽑았던 허정무 감독처럼...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 시민 구단 인천 사령탑을 맡아 고전하고 있으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 한국 대표팀을 원정 월드컵 본선 16강에 진출시킨 그를 명장의 반열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 특히 그의 선수를 보는 안목만큼은 축구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대표작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지금이야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으나 허 감독이 박지성을 처음 봤을 때 그는 그저 그런 명지대 신입생이었다. 프로에도 가지 못한. 허 감독은 당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 보강할 수비수를 찾기 위해 명지대와 울산 현대와의 연습경기를 보러 갔던 길이었다. 애초에 허 감독은 염두에 뒀던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날 박지성을 찍었다. 허 감독은 “무엇보다 심폐 능력과 회복 능력이 훌륭했다. 그리고 지능과 센스가 있었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기억한다.

[감독과 함께] 박지성을 과감하게 뽑았던 허정무 감독처럼...
박지성을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처음 올린 뒤 허 감독은 온갖 소리를 들었다. 무명의 대학 선수를 뽑았으니 그럴 만 했다. 당시 명지대 김희태 감독도 허 감독에게 “파워도 더 붙어야 하고 몸도 더 불어야 한다”고 조언했을 정도였으니까. 축구인을 비롯 기자들까지 의문을 제기했다. 심지어 ‘김희태 감독과 친해서 바둑 두다 뽑았다’는 말도 나왔다. 허 감독은 “많이 당했다”면서 “아니, 국가대표 감독이 바둑 두다가 누가 뽑아달란다고 뽑겠느냐”며 혀를 차기도 했다. 허 감독은 주위의 이런 이야기들을 무시하고 박지성을 중용, 오늘의 박지성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줬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널을 이끌고 있는 아르센 벵거 감독. 1996년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아스널 사령탑으로 스카우트 됐을 때 자존심 강한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저 프랑스인, 도대체 누구야”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지난 16년 동안 구단 사상 첫 FA컵 2연패, 2003~2004시즌 리그 무패(26승12무) 우승 등을 이룬 벵거 감독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 가운데 한명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뒤 아스널은 ‘지루한 축구’를 하던 구단에서 빠른 패싱 게임을 축으로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는 구단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벵거 감독을 특별하게 하는 점은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를 발굴해내는 ’매의 눈‘이다. 더불어 그는 싼 값에 선수를 사 비싼 값에 되파는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지난 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세스크 파브레가스. 벵거 감독은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속해 있던 16세의 파브레가스를 2003년 이적료 한푼 주지 않고 품에 넣었다. 지난 해 바르셀로나로 돌아갈 때 파브레가스는 세계적인 미드필더 가운데 한명으로 성장했다. 아스널은 바르셀로나로부터 이적료 3500만 파운드(약 604억원)를 챙겼다.

파브레가스 뿐만이 아니다. 니콜라스 아넬카는 1997년 파리 생제르맹에서 50만 파운드에 사 3년 뒤 2230만파운드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에 팔았다. 이적료만 따지면 45배가 넘는 장사였다. 또 패트릭 비에이라는 1996년 이탈리아 세리에 A의 AC 밀란에서 35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데려와 2005년 역시 세리에 A의 유벤투스로 넘길 때 1370만파운드를 받았다. 그동안 벵거 감독은 비에이라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FA컵 등에서 모두 11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구단 경영진이 볼 때 이런 벵거 감독은 보배 같은 존재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내니 소중할 수밖에 없다.

허정무, 벵거 감독과 같은 성공스토리는 흔치 않다. 실패가 훨씬 더 많다. 모든 감독이 허정무, 벵거 감독처럼 되고 싶어 하지만 명장과 범장은 처음 선수를 고를 때부터 운명이 갈라진다. 국가대표 감독이나 클럽 감독이 새로 부임했을 때 그의 선수 선발에 우선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부를 요란하게 밝혔어도 학연과 지연 등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여 선수를 뽑으면 틀림없이 그 팀은 실패한다. 자신의 철학과 구상을 구현해 줄 재목들로 팀을 구성하지 못한 탓이다. 이럴 경우 감독은 중도퇴진하는 등 불명예를 감수해야 한다. 범장도 아닌 패장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3일 후면 총선이다. 이날은 유권자가 곧 감독이 된다. 그들의 뜻을 정확하게 대변하면서 지역구, 나아가 나라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선량을 뽑을 수 있는 것이다. 이때 후보의 능력과 자질, 품성과 철학을 꼼꼼하게 봐야 한다. 감독과 다른 것은 후보 개인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정당의 정강 정책까지 총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매의 눈’으로 보고 판단하지 못하면 앞으로 4년을 고통 속에, 한 숨 속에 보내야 한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유권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감독은 잘못된 선택과 결정에 대해 옷을 벗는 것으로 책임을 진다. 선거가 끝난 뒤 국회의원, 그리고 한국 정치의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되느냐고 남의 일처럼 질타하고 타박하기도 하지만 실제 국회의원, 한국정치의 수준은 유권자의 수준일 뿐이다. 제대로 선수를 뽑아보자. 명장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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