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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스페인, ECB에 지원요청…악순환 깊어져

[ECB 내부 개입 반발…지원받아도 ECB 의존도 높아져 문제]

권다희의 글로벌 본드와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입력 : 2012.04.15 15:00|조회 : 6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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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6%에 육박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자 유럽중앙은행(ECB)을 향한 구조 요청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메 가르시아 레가즈 스페인 경제부 차관은 13일(현지시간) 재정 감축에 따른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ECB가 국채 매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페인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며 재정감축에 따른 신뢰의 문제가 최근 국채금리 급등의 배경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스페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15.6bp 오른 5.976%를 기록했다. 재정긴축이나 ECB의 조치로도 스페인 부채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실망감이 확산되며 최근 스페인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지난달 초 4%대로 하락했던 스페인 국채 금리는 3월 한 달 새 36.4bp 상승한 후 이번 달 첫 두 주간 63.2bp 급등하며 6% 부근으로 다시 올라섰다. 13일 스페인 국채 CDS도 지난해 11월 23일 493bp를 뛰어넘어 사상 최고인 498bp로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떻게든 시장 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주 블룸버그의 조사에 응한 22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7명은 ECB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인 유가증권시장프로그램(SMP)을 재개하도록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ECB는 지난 2010년 5월부터 국채 금리를 낮추고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하는 SMP를 실시했다. 이 조치로 ECB가 유통시장에서 매입해 온 유로존 국채는 2140억 유로다.

그러나 채권매입 재개에 ECB 내부 반대가 예상된다. 도입 당시부터 사실상 정부에 중앙은행이 자금을 제공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이유로 독일 위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에 부딪혀 온 SMP는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대되며 올해 1월부터 사실상 중단됐다.

당장 13일 ECB의 네덜란드 출신 집행위원인 클라스 노트는 ECB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거나 3차 LTRO를 실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노트는 최근 스페인 국채금리 급등이 재정 감축 예산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스페인 정부의 서투른 의사소통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며 "(SMP가) 존재하지만 장기간 동안 사용될 순 없으며 다시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과잉반응하고 있고, 스페인에 필요한 것은 구조적 변화라고 주장했다. 현 분데스방크 총재인 옌스 바이트만도 채권매입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독일이나 네덜란드 측에서 적자국가에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가 내수를 줄이고 대외경쟁력을 키워 수출을 늘려야 하는 것이라면,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에 묶여서 통화 절하가 불가능한 스페인이 '변화'를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ECB가 개입해도 문제다. 과도한 ECB 의존도는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요소로 작용해 ECB가 손을 쓴다 해도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기가 힘든 상황이다.

13일 스페인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고 CDS가 급등한데는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이날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3월 스페인 은행들이 ECB로부터 빌린 자금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역내 은행들에게 제공한 장기대출의 29%를 스페인 은행들이 제공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평균 순 차입액(대출에서 ECB 예금을 차감)은 전월대비 50% 늘어난 2276억유로로 유로존 전체 은행의 6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은 재정위기 국가에 '구조적 변화'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독일 등 막대한 무역흑자 국가들이 역내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 시정을 통해 재정위기국의 재기를 실질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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