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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120만원에 둘이서 살기, 12만원 남긴 둘쨋달

[웰빙에세이]한달 120만원에 살기②… 살기 위해 버는 것, 벌기 위해 사는 것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2.05.07 13:20|조회 : 269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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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 찌질하게 살아야할까. 젊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모아서 저래 찌질하게 살지 말자. (omps****)
- 당신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저런 삶은 찌질한 삶이 아니다. 사치 없고 검소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vemp****)
- 저분이 가진 게 없어서 지금의 삶을 택한 거 같나요. 글 중간에 보면 오피스텔 수입만 백이십이라자나요. 찌질한 분이 아니라 멋진 분입니다. (ckdg****)
- 어떤 부분이 찌질한건지. 명품으로 도배를 해야 찌질하지 않은건가요? 쯧쯧 (sung****)

'120만원 프로젝트'에 달린 댓글이다. 한 달에 120만원에 사는 것이 찌질한 것일까?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붙었다. 물론 나는 찌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담스럽고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것이 찌질한 것은 아니다.

다른 댓글도 재밌다.

☞ 이래 살 거면 그냥 비리, 불법, 비합법적으로 사는 게 나을 거 같은데여. 나랏님도 하는데 국민도 못하겠어요?? ㅋㅋ (jsmj****)
☞ 진지하게 말하는데 현재의 그 생활은 영위하되 결혼하고 2세 생기면 살던 집만큼은 바로 읍내나 교통 좀 되는 곳으로 나오시길. bcsr****)
- 본문 내용을 주의 있게 보세요. 글쓴이의 나이가 이미 쉰을 넘었습니다. 고로 결혼을 이미해서 아이까지 낳고 이미 분가시켜서 이제 전원생활을 결심했거나 아님 일찌감치 결혼 및 육아생활은 포기하고 전원생활을 하는 거겠죠. 물론 전자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지만….(vemp****)
☞ 부부가 1억 벌어도 로또하는데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사치하며 돈 없다 징징대는 사람들이 읽을 기사네여. (mets****)
☞ 오피스텔 두 채 샀다는 글 보고 안 읽음. (13el****)
☞ 요즘 애들은 오피스텔 월세 받아가는 것도 악덕지주 취급한답니다. 월120만원이 월급처럼 입금될거라 생각하시면 크게 당하실 겁니다. (jwch****)

월120만원에 둘이서 살기, 12만원 남긴 둘쨋달
'한달 120만원'을 자신과 비교해보는 댓글도 있다.

☞ 제 나이 50세면 아내 나이가 47세, 그리고 딸 아이가 13세인데 전 120만원 가지고 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보통 각오가 아니면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겠네요. (GOMD****)
☞ 생각지도 못하는 고정비용이 상당하네요. 막연하게 시골가서 살면...이란 생각은 안되겠습니다. (luri****)
☞ 전기도 없던 70년 삼척 시골에서 살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무 그립다. 주말에 분리수거를 하고 월화에 또 가득한 쓰레기를 보면서 왜 이러고 살까. 도시생활 지겨움을 느낀다. 언젠가는 죽기 전에 다시 내 고향으로 걸꺼다. (chan****)
☞ 평생 관리비 의료보험료 등등 이런 걸 내느라고 일을 해야 하다니. (tock****)

'한달 120만원'이야 내 능력에 맞게 정한 것이니까 누구든 참고만 하면 될 것이다. 능력이 있는 분은 더 높게 잡으면 될 것이고, 능력이 달리는 분은 더 내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중요한 것은 삶과 돈의 관계다. 즉, 살기 위해 버는 건지, 벌기 위해 사는 건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벌기 위해 산다면 원하는 대로 돈에게 삶을 다 바치면 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돈 버는 데 삶을 몽땅 소비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말로만 살기 위해 버는 것이지 내용은 벌기 위해 사는 것과 똑같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사는 분들이 많다. 도대체 살기 위해 버는 건지, 벌기 위해 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돈 벌이가 고단하니 삶이 자꾸 꼬인다. '한달 120만원'은 이런 딜레마를 끊기 위한 방편이다. 삶이 더 꼬이기 전에 돈 벌이에 선을 긋는 것이다. 돈이 내가 정한 상한선 위로 치고 올라와 삶을 뒤흔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상한선은 자기 능력에 맞게 잡자. 그러나 너무 높게 잡지는 말자. 높게 잡을수록 돈에게 삶을 바치게 될 공산이 크다. 상한선은 가급적 낮게 잡고 삶을 늘리자.

문제는 도무지 계산이 나오지 않는 경우다. 요즘에는 이런 셈을 '경제수명'이란 개념으로 하나 보다. '경제수명'이란 '내가 벌어 놓은 돈으로 은퇴한 다음 몇 살까지 살 수 있나'를 따지는 것이다. 얼마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와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에서 이 같은 경제수명을 조사해 보니 75.5세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보통사람들은 75.5세가 되면 땡전 한 푼 없는 빈털터리 노인네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큰일이다. 계산이 안 맞는다. 나는 100살까지 살아야겠는데….

조사 결과를 조금 더 들여다보자. 우선 6589가구의 가구주를 상대로 조사했다는데 이 응답자들이 은퇴 후 희망하는 한 달 소비금액이 245만원이다. 응답자들의 평균 나이는 44세. 그러니까 40대 중반 가장들의 자산과 소득 수준을 따져볼 때 이들이 은퇴한 다음 한 달에 245만원씩 쓰면서 살면 75.5세에 돈이 다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들의 기대수명은 82.2세다. 결국 은퇴 후 한 달 생활비를 245만원으로 하면 75.5세부터 82.2세까지 인생 말년 7년 동안 대책 없는 빈털터리로 살아야 한다. 이런 낭패를 면하려면 한 달 생활비를 155만원으로 낮춰야 한다. 82.2세가 아니라 100세까지 산다면 더 낮춰서 119만원으로 해야 한다.

그렇다면 됐다! 이 조사는 젊어서 은퇴준비를 세게 하지 않으면 늙어서 '경제적 사망'에 이른다고 겁을 주고 있지만 별거 아니다. 겁낼 것 없다.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은 좋겠다. 지금도 '한달 119만원'이면 100살까지 거뜬할 수 있다. 권위 있는 연구소의 계산이 그렇게 나와 있다. '한달 119만원'이 마땅치 않으면 지금부터 조금 더 버시라. 은퇴할 때까지 더 벌어서 보태고, 은퇴한 다음 씀씀이를 약간 줄이면 모든 계산이 깔끔하게 끝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정한 '한달 120만원'도 대한민국 40대 가장들의 평균치와 일치한다. 나도 '한달 120만원'이면 평생 '경제적 사망'에 이르지 않고 지낼 수 있다. 그렇다면 '120만원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나? 걱정했던 것보다 잘 풀리고 있다. 120만원의 용처는 별로 복잡하지 않다. 식비와 난방비, 수도·전기·통신·인터넷요금, 의료보험, 차량유지비 외에 별난 게 없다. 여기에 약간의 용돈과 잡비, 경조사비, 의료비 등이 더해진다. 삶이 단순해지니 소비도 단순해진다. 가계부를 쓰는데 헷갈릴 일이 없다. 다만 어디든 밖으로 멀리 돌아다니기 겁난다. 한 번 움직이면 금방 지출이 불어난다. 움직이는 게 다 돈이다. 그것이 부담이라면 부담이고 불편이라면 불편이다.

그러나 이것도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돈 들여서 놀러오는 곳에 나는 산다. 집 앞에 개울이 아름답고 집 뒤에 산이 우뚝한데 달리 어디로 가랴. 동네에서 공짜로 놀아도 부족하지 않다. 나는 그 맛에 잠긴다. '120만원 프로젝트'는 내가 '120만원'에 구애받지 않게 될 때 끝난다. 지금은 많이 의식하지만 생각보다는 빠르게 근심을 덜어내고 있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릴 때가 복잡하지 막상 시작하고 나니 덜 복잡하다. 나의 실험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실험 첫 달에는 동생과 내가 60만원씩 나눠서 안팎 지출을 관리했는데 두 번째 달에는 동생 몫을 50만원으로 줄였다. 보일러 기름을 한 드럼 넣으려면 아무래도 내가 조금 더 써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보일러 기름은 넣지 않았다. 집 지을 때 단열공사를 많이 보강했더니 기대 이상이다. 집안 온도를 18도로 유지해도 보일러가 별로 돌아가지 않는다. 쌀쌀한 날은 새벽녘에 잠깐 돌고, 따뜻한 날은 온종일 쉰다. 목욕할 때만 온수용으로 조금 돌아간다. 덕분에 4월에도 120만원 프로젝트는 성공했다. 4월의 총 지출은 108만원. 120만원에서 12만원이 남았다. 첫 달은 장부상으로 성공하고, 내용상 실패했는데 두 번째 달은 내용상으로도 절반은 성공인 듯하다.

물론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5월에는 정말 보일러 기름을 넣어야 한다. 자동차보험도 갱신해야 한다. 지난해 보험료가 65만원이었는데 올해는 59만원으로 낮췄다. 이것을 세 달로 나눠 한 달에 20만 원가량씩 분납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합해도 47만원이다. 나머지 내 몫 23만원으로 공과금과 의료보험, 자동차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그것은 셋째 달의 일이다. 정 안되면 4월에 남긴 것을 이 달에 보태도 된다. 그건 그 때 일이고, 지금 나는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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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Hyunjin Jun  | 2012.06.05 23:03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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