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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함께]알렉스 퍼거슨, 헤어져야 할때 더 강해지는...

김삼우의 감독과 함께 머니투데이 김삼우 기자 |입력 : 2012.05.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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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세계 최고의 축구 감독으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현역 세계 최고의 축구 감독으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빨리 결정했어야 했다. 빠르게”

문성근 민주통합당 전 대표 권한대행이 최근 4.11총선 결과를 되돌아 보다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다. 중요한 순간 현안이 터졌을 때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 것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패배의 쓴 맛을 본 다른 여야 정치인들 또한 문성근 전 권한대행과 같은 기억이 있을 수 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삶 자체가 선택의 연속인 까닭이다. 선택의 순간,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오랫동안 끈끈하게 이어온 관계를 끊어내야 할 때 더욱 그렇다.

이럴 때 떠올릴 수 있는 인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71) 감독이다. 2011-2012시즌에는 고전했으나 퍼거슨 감독은 세계 최고의 축구 지도자다. 지난 1986년 지휘봉을 잡은 이래 26년 동안 맨유의 사령탑을 지키면서 40개 가까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발휘한 그의 지도력은 축구계에서는 경외의 대상이다.

골이 터지면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펄쩍 펄쩍 뛰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다가도 상대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언쟁을 벌일 때면 삿대질도 마다하지 않는 성질 있는 할아버지 같은 겉모습처럼 ‘퍼거슨 감독의 힘’은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된다. 승리를 향한 강한 열정, 항상 세계 정상급 클럽으로 팀을 리빌딩하는 통찰력, 엄하면서도 자상한 리더십 등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백만장자’ 스타들을 일사불란하게 이끌어 나가는 강력한 카리스마다. 그리고 그 카리스마는 그의 용인술에서 비롯된다. 특히 한번 선수를 신뢰하면 비난 여론이 빗발쳐도 바위같이 흔들리지 않지만 선수를 내칠 때는 냉혹하기 그지없는 과단성은 정평이 나 있다. 선수의 이름값은 퍼거슨 감독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지난 2003년, 왼쪽 눈두덩이가 찢어진 데이비드 베컴(37. 미국 LA 갤럭시)의 얼굴을 찍은(얼굴이 찍힌) 외신 사진이 들어왔다. 유명한 ‘데이비드 베컴(37.미국 LA갤럭시)’ 사건이었다. 당시 베컴이 이런 부상을 당했다는 사실도 뉴스였지만 부상을 입은 이유가 더 화제였다. 라이벌 아스널과의 FA컵 5라운드 경기에서 0-2로 진 뒤 화가 난 퍼거슨 감독이 라커룸에 들어서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축구화를 걷어찼는데 공교롭게 그게 날아가 베컴의 얼굴을 강타했다는 것이다.

베컴 팬들이 퍼거슨 감독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해지자 한국 팬들은 ‘감히’ 베컴을 건드린 퍼거슨 감독의 앞날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다음 시즌 맨유를 떠난 건 베컴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빅토리아 베컴과 결혼한 뒤 축구선수보다는 대중을 의식하는 ‘유명 인사’ 노릇에 신경 쓰는 베컴이 더 이상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컴 이전에는 폴 인스(46) 사태가 있었다. 영국의 축구전문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미크와 톰 티렐이 함께 쓴 ‘열정의 화신, 알렉스 퍼거슨’이라는 책에 소개된 폴 인스건은 베컴 사건보다 심각했다. 인스는 흑인으로선 처음으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찼고, 2008년 블랙번 사령탑을 맡아 역시 잉글랜드 국적의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감독에 오른 인물이다.

한창 때인 1989년 입단한 맨유에서도 강력한 태클과 정교한 패싱을 자랑하는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하지만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컸다. 불같은 성격과 리더십으로 동료들을 휘어잡은 것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인스의 이런 위상 탓에 그의 전략과 전술이 제대로 구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인스는 1995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으로 팔려갔다. 당시 구단 서포터스들이 ‘폴 인스 되찾기 캠페인’까지 벌이며 들고 일어났으나 퍼거슨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스가 떠난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을 동시에 석권하는 더블을 달성하는 것으로 팬들을 침묵시켰다.

데이비드 미크와 톰 티렐은 퍼거슨 용인술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이렇게 썼다. “퍼거슨 감독이 특히 누군가를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할 때, 그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아주 강해진다”고. 보통 지도자가 이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 있느냐 여부가 퍼거슨 감독과 평범한 지도자를 가르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여느 리더들 또한 마찬가지일 터다. 결단의 순간 강해져야 남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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