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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약자 보호' 항상 옳을까

폰테스 머니투데이 이상묵 삼성생명 보험금융연구소 전무 |입력 : 2012.05.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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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약자 보호' 항상 옳을까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시간 규제를 놓고 이런 저런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규제를 주장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것은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을 엉뚱하게도 백화점과 유사 대형마트가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자 당초 규제를 통해 보호하려했던 전통시장이나 동네 슈퍼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살길을 열어줄 정책인 것처럼 요란스러웠지만 정작 실익이 별로 없어 보이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불만이다. 동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주말에는 그 전날에 쇼핑을 하거나 다른 동네 대형마트를 찾아 북새통을 겪느라 퉁퉁대는 모습이다. 전통시장이나 동네 슈퍼를 살리자는 큰 취지는 수긍하면서도 순간순간의 짜증은 어쩌지 못하는 표정이다.

대형마트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자들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선식품의 경우 하루하루가 중요하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주말이 오면 그 전날에 매장의 재고를 떨이로라도 팔아야 하고, 팔지 못하고 남은 것은 폐기처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어떤 경로로든 납품업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렇게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서 애초에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를 주장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들의 생각이 짧아 실패할 정책을 도입했다고 후회하고 있을까?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규제의 구멍을 이용해서 재미를 보는 사람들을 응징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가로채고 있는 백화점이나 유사 대형마트도 대형마트와 같이 영업시간을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한 달에 이틀마저도 전통시장이나 동네슈퍼를 외면하는 소비자들의 얄팍한 이기심을 바로잡을 방법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선식품을 떨이처분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대형마트가 납품업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규제를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애초에 규제를 반대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생각보다 빨리 규제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여론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보고 기뻐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정도만으로도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는 실익이 없다는 것이 충분히 드러났으니 규제의 폐지를 공론화하고 싶을지 모른다.

사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법으로 규제하자는 주장이 실제로 받아들여져 입법화되었다는 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경쟁을 하는 당사자들을 놓고 약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강자의 손발을 묶자는 주장이 법으로 도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1%와 99%를 가르는 최근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 또 어떤 규제가 추가적으로 도입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강자의 손발을 묶어 약자를 보호하려는 접근법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성공한 사례를 찾을 수 없다. 그런 접근법을 채택한 사회는 국가든, 기업이든 하나같이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자의 손발을 묶고 싶은 유혹이 끊이지 않는 것은 약자의 능력을 키우는 것보다 강자의 손발을 묶는 것이 손쉽기 때문이다. 또, 약자의 보호라는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 눈에 띄지만 그 폐해는 장기간에 걸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여 갈 데까지 가보는 것도 방법일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게 된다. 강자의 손발을 묶는 규제의 실상을 국민이 직접 체험해 보아야만 한다면, 대다수의 국민이 관련되어 있고 부작용도 단기간에 드러나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야말로 최소비용으로 그런 체험을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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