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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과 영포회...'생계형 조직'의 특징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산업1부장 |입력 : 2012.05.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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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여-야, 보수-진보가 요즘처럼 서로에게 힘이 돼 준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로 여당이 서울시를 야당에 넘겨주더니, 곽노현 교육감의 후보매수 사건으로 진보진영이 '화답'했다. 총선에선 불법 사찰 사건으로 대통령까지 휘청거릴 것 같더니, 막판엔 나꼼수 막말파문으로 야당이 여당의 뒷심을 북돋웠다.

여기까진 어떻게 보면 예고편이었고,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드러낸 'NL'과 '영포회' 두 모듬이 한국을 양쪽에서 뒤흔들고 있다.

파이시티 사건으로 '영포회'의 두 거두 최시중 박영준 두 사람이 구속돼 보수세력에 대한 환멸을 불러 일으키는 와중에,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을 계기로 밑바닥까지 다 드러내 보이고 있다.

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어느 486 기업인은 "NL은 따지고 보면 영포회와 닮은 꼴"이라고 개탄했다. 들어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우선 눈에 띄는게, 아무리봐도 '국민'을 생각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점이다. 80년대 운동권 계파 NL(민족해방)계가 주축이 된 통진당 구당권파는 "국민보다 중요한 건 당원"이라는 철칙을 갖고 있다. 이름 자체가 특정 지역명으로 이뤄진 '영포회'야 말할 것도 없다. 이들에겐 우리나라 국민은 두 부류, 즉 영포회에 속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만이 있는 듯 보인다.

둘째로, 그렇다고 NL이 굳건한 '집권 의지'로 뭉친 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영포회는 권력 내부의 '사적 연대'인데다, 특정 지역 인사들의 이익창출을 공감대로 하고 있는 모임이니 권력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사찰이나 금전거래의 모티브는 '친소' '이해관계'가 최우선이었다.
NL 역시 적어도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 이렇듯 여론과 동떨어진 마이웨이를 고수하기 힘들 것이다. 마음속에야 칼을 품고 있더라도, 집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라면 애국가 부르고 국기에 대한 경례 정도 못할 게 없는데 애초부터 그런 타협은 할 생각이 없었다.

무엇보다 교조적인 구 당권파가 영포회와 비슷해져 버린 점은 '생계형'이 됐다는 점이다. 권력내 사조직이 그악스럽게 힘을 휘두르고 이익을 챙기는 것은 그렇게 해야 파워가 더 강해지고 구성원들의 결속력이 높아져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계형 정치집단들에겐 국회의원보다 구청장 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나돈다. 국회의원은 당선돼 봐야 의원보좌직 7명 취직시키는데 그치지만, 구청장이 직접 먹거리를 챙겨줄수 있는 사람 수가 300명은 된다는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NL'에 뿌리를 둔 사람 중에 반미반제 투쟁을 통해 주체사상에 기반을 둔 통일 국가를 만든다는 꿈을 아직도 실현가능한 이상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념은 사라졌고, 남은 건 생계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난지 수십년이 지나도록 필리핀이나 사이판 등의 밀림지역에서는 항복을 거부하고 살아오던 일본군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이들은 일본이 항복하고 세상이 바뀌었다는 연합군의 안내문을 믿지 않고 '투쟁'해왔지만
사람들에게 발견될 당시의 몰골은 사실상 거지였다. 실체가 사라진 이념 속에서 사람들과 완전히 격리된 밀림에서 그들이 한 '투쟁'은 적과의 전쟁이 아니고, 굶어죽지 않기 위한 사투였다.

독재정권에 맞서 대항했던 사람들에게 부채의식을 지고 있는 486으로서 이들을 영포회에 겹쳐 놓고 일본 패잔병과 비교하는게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오래 고락을 같이 해온 선배·동료의 머리끄덩이를 야멸차게 잡아채는 모습이 더 서글픈 것도 그 때문이다.

정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기업같은 조직도 오로지 먹고 사는 게 목표인 '생계형'이 돼 버린다면 기형으로 치닫게 된다. 생계형 조직의 구성원들은 살기 위해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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