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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은행장의 '세가지'

CEO 칼럼 머니투데이 이순우 우리은행장 |입력 : 2012.06.08 11:47|조회 : 5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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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우 우리은행장
▲ 이순우 우리은행장
'세 가지'를 제목으로 글을 쓴다고 하니 주변에서 개그콘서트의 '네 가지' 이야기를 한다. 뚱뚱하진 않지만 인기 없고 키 작고 심지어 시골 출신이니 딱 맞는 제목이 아니냐고. 들어보니 이치에 맞는 이야기이다.

혹자는 그래도 1만 5천명 임직원을 거느린 은행의 수장에게 그런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느냐고 하지만, 누구나 쉽게 다가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금의 모습이 내가 진정 원하던 바이다.

사실 내가 말하고 싶은 '세 가지'는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경영철학이다. 은행장에 취임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배운 것들을 '경영철학'이라고 가다듬어 옮겨보려 한다. 그런데 왜 하필 '세 가지' 이냐고? 뭐든 세 가지가 되어야 성패를 가릴 수 있다. 맹자 어머니도 교육을 위해 세 번 거처를 옮겼고 유비도 제갈량을 만나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가지 않았던가.

"변화를 원한다면 나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나는 매번 경영전략회의에서 스티브잡스처럼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지나간 행장들은 모두 꽃이 올려진 테이블에 앉거나 단상에 서서 원고를 읽었다. 그 시절의 당연한 방식이었지만, 그 자리에 선다면 그 당연함을 바꾸고 싶었다.

우연한 기회에 스티브잡스의 아이폰 발표 영상을 보았다. 청바지를 입고 무대를 누비는 CEO는 배우처럼 관객과 호흡하고 공감하고 있었다. 은행장에 취임하고 첫 경영전략회의. 변화와 도약을 위한 동력이 필요했던 그 시점에 무대 위에 섰다. 비록 청바지 차림은 아니었지만 원고를 읽기만 할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직원들의 결의에 찬 진심과 눈빛을 보았다.

일부는 앉아서 원고를 읽다가, 일어나서 프리젠테이션을 한 것이 무슨 큰 변화냐고 되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대한 발견과 진보조차도 작은 변화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인류는 직립보행하면서 인간성을 갖게 되었고, 아폴로 11호가 착륙하는 방법은 우리가 늘 보아왔던 새의 모습에서 착안되었으니까. CEO의 작은 변화가 전체 조직변화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신한다.

"I still thirst for INNOVATION."
취임 후 우리직원들에게 주문한 것이 '혁신 DNA'이다. 최근 다양한 위기를 겪은 우리나라 금융은 재도약 혹은 정체, 쇠퇴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단지 몇 개월의 시간격차로 시장에서 생(生)과 사(死)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작년 '경영혁신선포식'을 통해 전 임직원의 혁신의지를 다졌다.

물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은행원의 길을 걸어온 나와 우리 직원들에게 혁신이 쉽지 않지만 지금은 자신과 고객을 위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고객중심으로 영업환경을 바꾸고, 고객이 가장 편리한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 될 것 같다.

한 글로벌 기업의 성공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CEO의 혁신의지 때문이었다는 평이 있다. 도약의 시기에 CEO의 '혁신' 추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도 여전히 혁신을 갈망한다.

"실천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과 현장이다"
나는 매일 수 십 건의 기획안을 보고받는다. 최종 결재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과 '현장에서의 실천 가능성' 이다. 은행장에 취임한지 14개월, 실천 가능한 사업을 발굴하고 고객을 만나고, 영업점의 목소리를 듣기위해 현장을 누빈 거리가 벌써 지구 두 바퀴째다.

8만킬로를 다니는 동안 현장에서 고객과 악수 한 번 더하고, 직원의 말 한마디 더 들어보는 것이 10건의 기획안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도요타도 미국진출을 앞두고 미국인들이 차문을 어떻게 여는지, 스위치는 어디에 다는지 까지 몇 년간 지켜보았다. 고객과 현장이 중요시 되지 않는 기획이나 제도는 불량과자일 뿐이다.

내가 즐기는 음식 중에 삼합이 있다. 보통 삼합은 세 가지 음식을 함께 먹어서 생긴 이름으로 생각하는데, 본래 명리학에 나오는 단어로 천·지·인(天·地·人)의 조화가 우주를 생성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가 잘 버무려진다면 한 차원 높은 풍미를 즐기는 새로운 시대가 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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