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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함께]아드보카트에게 히딩크는...

김삼우의 감독과 함께 머니투데이 김삼우 기자 |입력 : 2012.06.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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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 감독 ⓒ오센 제공
아드보카트 감독 ⓒ오센 제공
지난 2005년 9월, 인천 국제 공항에 첫 모습을 보인 그는 다부졌다. 170cm도 채 되지 않는 키에 딱 벌어진 어깨를 가진 체구도 체구지만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그랬다. “도전의식이 한국 팀을 맡게 된 이유다. 네덜란드 대표 팀을 처음 맡았을 때, 유로 2004에 출전할 때도 그런 부담감을 안고 싸웠다.” 며칠 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는 "분명히 자신있다. 코엘류, 본프레레보다는 히딩크와 비교되고 싶다"고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을 9개월 여 앞두고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막 부임했을 때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었다. 기자들은 이전 감독과 사뭇 다른 그의 말에 주목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움베르토 쿠엘류, 본 프레레 감독 등은 한국에 오면서 “2002년 월드컵 때와 비교하지 말아 달라”며 부담스러움을 감추지 않았으나 그는 그렇지 않았다. 부담 보다는 도전을 이야기했다.

지난 9일 개막한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12)에서 개인적으로 러시아에 관심이 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드보카트 감독 때문이다. 4년 전 유로 2008에서 러시아를 4강에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과도 중첩된다. 네덜란드-한국-러시아 대표팀을 차례로 지휘하면서 이어지고 있는 그들 사이의 질긴 인연이 눈에 들어오는 까닭이다.

요즘의 이름값만 따지면 아드보카트 감독이 처진다. ‘히딩크의 아바타’라는 말도 나온다. 히딩크 감독에 이어 한국과 러시아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탓이다. 히딩크 감독이 굵은 족적을 남긴 뒤 아드보카트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는 듯한 모양새이기도 했다.

강렬했던 첫 인상과는 달리 한국팬들에게 남아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한 기억은 평범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첫 승을 따내는 기록을 세웠지만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과 비교하기 힘들었다. 허정무 감독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루면서 그의 원정 첫 승도 빛이 바랬다.
히딩크 감독ⓒ오센 제공
히딩크 감독ⓒ오센 제공

국제 축구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사이먼 쿠퍼는 경제학자 스테판 지만스키와 공저한 ‘사커노믹스’라는 책에서 히딩크 감독을 21세기 들어 가장 주도적으로 서유럽 축구를 전파한 인물로 적었다. 그럴만 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 2006년 월드컵에선 호주를 16강에 진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유로 2008에서 러시아를 4강에 끌어 올린 성취 또한 대단한 것이었다. 러시아도 유럽 축구계에서는 주변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이먼 쿠퍼는 한국 호주, 러시아 등 이른바 축구 변방국을 돌면서 ‘빠르고 지칠 줄 모르며,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서유럽 축구’, 여기에 스스로 포지션을 바꾸며 경기를 풀어나가는 창의성을 더한 네덜란드 축구의 DNA를 이식했다는 점에서 히딩크 감독을 ‘현대 축구 세계화의 전도사’로 보는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이 정도의 평가는 없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으로만 따지면 히딩크보다 선배(아드보카트는 1994년 미국 월드컵, 히딩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감독이었다)지만 그외의 국가대표팀을 맡아 보여준 이렇다 할 성적이 없는 까닭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에 오기 직전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대표팀을 이끌고 2경기(1승1패), 러시아 대표팀을 맡기 전 벨기에 대표팀 감독으로 5경기(3승2패)를 치른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도 간단한 지도자는 아니다. ‘토털 사커’의 창시자 리누스 미헬스 감독을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코치로 두 차례 보좌했고,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두차례 역임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11명의 감독을 다룬 ‘대표팀의 감독들’이라는 책을 쓴 네덜란드‘NRC 한델스블라트’지의 그레벤 코엔 기자는 “전술적인 면이나 선수단을 하나로 만드는 능력만 놓고 보면 히딩크보다 뛰어난 감독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을 떠난 뒤에는 러시아 클럽 무대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지휘봉을 잡고 러시아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컵, UEFA슈퍼컵 정상을 차지했다. 히딩크 감독의 후임으로 러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도 제니트에서 거둔 성적 덕분이었다. 러시아 대표팀에서도 유로 2012 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가볍게 본선에 진출했다. 숙명처럼 엮이는 히딩크와 다시 단순 비교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러시아), 유로2012 본선 진출 좌절(터키)이라는 쓴맛을 봤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로 2012 개막을 앞두고 스스로 러시아를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했다. 하지만 “팬들은 우승후보로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을 꼽고 러시아는 거론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리스가 유로2004를 제패하리라고 누가 예상했는가”라며 정상 도전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일 유로 2012 본선 개막을 앞두고 가진 최종 평가전에서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한데 이어 9일 열린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4-1로 대파했다. 13일에는 개최국 폴란드와 1-1 무승부를 기록, 조 선두를 유지하며 8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은 순조롭다. 체코전이 끝난 뒤에 현지에서도 러시아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엔트리를 뽑을 때 ‘세대 교체에 실패했다’ ‘특정 구단에 편중됐다’는 등 의 비판을 했던 러시아 언론도 그의 재계약을 거론할 만큼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번에도 그는 ‘히딩크의 4강’을 부담으로 받아 들이기 보다 뛰어 넘어 보겠다는 도전 의식에 충만해 있는 것 같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만 65세. 히딩크 감독은 그보다 한 살 많은 66세다. 71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여전히 현역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이들의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이야 지금까지는 히딩크 감독의 뒤를 쫓는 것 같아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도전할 만한 상대’를 두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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