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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남오렌지'보다 '조류5남매' 택한 까닭은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산업1부장 |입력 : 2012.06.15 10:46|조회 : 3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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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새로 들어오는 직원은 '강남 오렌지'가 대부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벽에 부딪혀 좌절한 '마이너리티'의 불만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내부 인사들에게 자주 해온 말이다.
남들이 보면 '오렌지 중의 왕 오렌지'로 비칠 수 있는 이 사장이 이런 고민을 심각하게 할 정도로 대기업 젊은 사원들의 '강남 오렌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고액 과외 받고, 좋은 학원 다니고, 어학연수에 각종 외부활동 등등 이른바 '스펙'을 줄줄이 쌓은 아이들이 명문대학에 합격하고, 대기업 입사에서도 절대 우위를 차지한다. 과거엔 지방 국립대의 인기학과 커트라인이 'SKY 대' 어지간한 학과 못지 않았다. 시골 촌놈도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면 서울로 대학도 가고, 대기업에 취직해서 중산층으로 진입이 가능했다. 개천에서 용까지는 못 나오더라도, 장어정도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었다는 말이다.

이런 '사다리'가 끊어지면서 삼성같은 대기업도 강남 오렌지 천지가 돼 가고 있다는게 이사장의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지방 학부모나, 생계에 허덕이는 보통 부모들이 '강남'부모들처럼 아이들을 '필수 스펙'으로 무장시켜서 명문대, 대기업으로 진입시키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세상이 돼 버렸다. 아이가 자라 학부모의 입장에 서게 되니 이사장도 보통사람들이 아이 키우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점점 실감하게 됐을 법하다.
많은 기업들이 이사장처럼 '다양성(Diversity)'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삼성이 서울대식 지역할당제를 채택, 지방대 채용을 35%로 늘리기로 한 것은 이런 고민들이 반영된 것이다.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사회인재로 키워내려는 삼성의 '드림 클래스'나 두산의 '드림 스쿨'같은 프로그램들도 기업이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교육시스템을 걱정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좌절한 젊은이들의 분노는 대기업을 향하게 되고 결국 기업활동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된다. 극단적인 양극화에 분노한 미국 젊은이들이 월가로 창끝을 겨누었듯, 좌절한 우리 청춘들이 '자신들은 들어갈 수도 없는' 대기업에 돌을 던지기 전에 갈등구조를 완화시킬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기업이 소외계층의 중고등학생들을 지원하고, 지방대생이나 여성 인력 할당제를 실시하는 것은 마지못해 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적 투자이자 인프라 구축인 셈이다.

현실적인 능력을 무시하고 '지역할당'이나 '고졸채용'을 확대하는 것은 또 다른 역차별이며 반시장적인 '평등주의'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창조와 혁신을 유지해나가야 하는 기업에게 다양성(Diversity)은 또 다른 의미에서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시장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기업으로서는 시장을 분석하고,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신사업을 개발하는데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실제로 미국기업 존슨앤드존슨은 ‘다양성 대학’ 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기업들은 ‘다양성의 날’, ‘다양성 상(Award)’처럼 '다양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일본 미즈호 은행은 신규채용 시 여성 30% 채용을 목표로 설정했다.
국가가 나서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하는 미국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소수자 우대법)이 '역차별' 논란속에서도 꿋꿋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게 미국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오래된 농담 하나.
만화 주인공 '독수리 5형제'가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건,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똑같은 '독수리' 다섯 마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독수리 뿐 아니라 백조 부엉이 참새 등 갖가지 새들이 모인 '조류'들이다.
암컷이 섞였으니, '형제'가 아니라 성적 다양성이 가미된 '남매'다.
종(種)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친 남매'도 아니다.
결국, 지구를 지키는 건 '독수리 5형제'가 아니라 다양성으로 무장한 '조류 5 의남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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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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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Justin Jung  | 2012.06.17 08:40

Diversity.. 선진사회의 당연한 문화에 대한 선두기업의 접목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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