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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저둥과 덩샤오핑, 그리고 카메룬

[홍찬선 칼럼]사회주의 시장경제와 3D 영화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입력 : 2012.08.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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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저둥과 덩샤오핑, 그리고 카메룬
중국인들은 8자를 매우 좋아한다. 8의 발음(빠, 八)이 부자가 된다는 파차이(發財)와 비슷하기 때문이란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2008년 8월8일 오후 8시8분8초에 열렸을 정도다.

그런 8월8일에 마오저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 그리고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어색한 만남이 있었다. 장소는 중국의 국가박물관. 중국의 상징인 톈안먼(天安門) 동쪽, 그러니까 인민대회당(중국의 국회) 건너편에 있는 국가박물관은 중국인들에게 애국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 무료로 개방하되 2일 전에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예약을 받아 매일 8000명씩만 관람하도록 제한한다.

영화 ‘타이타닉’과 ‘아바타’로 유명한 카메룬 감독이 중국 공산주의 혁명의 양대 거두라고 할 수 있는 마오 및 덩 전 주석과 만나게 된 계기는 바로 3D 영화. 카메룬 감독은 지난 8일, 국가박물관 5층에서 만리장성과 꾸꿍(古宮, 자금성) 및 명13릉 등, 베이징(北京)의 역사를 소재로 3D 영화를 시리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의 미래는 3D에 있고, 3D 영화의 앞날은 중국”이라며 중국을 한껏 추켜세웠다. “중국에는 14억명의 잠재 고객이 있는데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달았다.

카메룬 감독의 이 말을 들으며 ‘위안화 파워’를 절실히 느꼈다. 중국의 상징인 국가박물관에 카메룬 감독을 불러, 중국인들이 듣기 좋아할 말을 하도록 하고, 중국인이 즐겨 볼 수 있을 3D 영화를 만들도록 한 게 바로 중국의 돈이기 때문이다. 카메룬의 기자회견은 또 ‘돈은 귀신도 연자방아를 돌리게 한다(錢讓鬼推磨)’라는 말도 떠올리게 했다. 돈만 있으면 귀신까지 움직여,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처럼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카메룬 감독도 부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흥행이라는 상업성을 쫓는 카메룬의 이런 말을 ‘신중국(공산주의 중국을 이렇게 부른다)’을 세운 마오저둥과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은 어떻게 들었을까. 카메룬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던 국가박물관 1층 로비에는 마오와 덩 전주석의 두상(頭像)이 전시돼 있다. 2011년 3월1일 새로 개관하면서 전시돼 있는 두 두상은 아주 인상적이다.

중국의 국가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는 마오저둥 전 주석의 두상.
중국의 국가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는 마오저둥 전 주석의 두상.
마오 주석 두상은 하늘을 향해 눈을 치켜뜨고, 입술을 살며시 포개 약간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다. 북쪽에서 남쪽, 그러니까 톈안먼(天安門)과 자금성에서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마오 주석은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신비감마저 불러일으킨다. 노년에 ‘따위에찐(大躍進)’과 ‘원화따거밍(文化大革命)’이라는 씻기 어려운 과오를 범했지만, ‘창쩡(長征)’을 이끌며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공(功)을 평가한 듯 하다.

중국의 국가박물관 1층 로비의 마오저둥 두상 건너편에 전시돼 있는 덩샤오핑 전주석.
중국의 국가박물관 1층 로비의 마오저둥 두상 건너편에 전시돼 있는 덩샤오핑 전주석.
건너편에서 마오 주석을 바라보고 있는 덩샤오핑의 두상은 완전히 다르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시선을 약간 아래로 향해 전방을 응시하고 있다. 미소가 살짝 있지만 미소라기보다는 고뇌에 가깝다. 짙은 남색의 청동으로 만들어져 강한 현실의 무게가 느껴진다. ‘고양이가 검든 희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를 내세워며 보수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했던 실사구시의 모습이랄까.

3D 영화를 고리로 국가박물관에서 자리를 함께 한 마오저둥과 덩샤오핑, 그리고 카메룬. ‘따궈판(大鍋飯, 큰솥 밥)’으로 대표되는 공산주의의 비효율과 ‘산따차쥐(三大差距, 계층간 도농간 지역간 격차)’로 요약되는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극복하겠다는 중국의 거대한 도전만큼이나 세가람의 만남은 도박으로 여겨진다. 왜? 어색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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