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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다 일하다 꾸벅 조는 당신, 혹시 기면증?

[이지현의 헬스&웰빙]기면증의 모든 것

이지현의 헬스&웰빙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입력 : 2012.08.18 09:05|조회 : 5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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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몰려오는 잠 때문에 고민이 많다. 처음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밤잠을 설쳐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곤함이 심해졌다. 밥을 먹다가도 회사에서 업무를 보다가도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어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고민 끝에 김씨는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의사로부터 '기면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드는 질환이 있다. 운전을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자신도 모르는 새 정신을 잃고 잠에 빠져 들지만 증상 초기 대수롭지 않게 넘겨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김씨처럼 기면증을 호소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한해 2000여명. 생각보다 많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선진국의 경우 기면증 유병률이 인구의 0.02% 정도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역시 이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기면증은 다른 질환보다 증상이 확연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환자 스스로 자신이 기면증을 앓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실제 기면증 환자는 2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상당수 환자가 병이 있지만 병원을 찾지 않는 셈이다. 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웃다가 졸음 빠지는 이상한 병, 기면증=기면증은 활동을 위해 깨어 있어야 하는 낮 시간에 심한 졸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인간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히포크레틴(hypocretin)'을 통해 각성 효과를 유지한다. 이 물질의 분비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각성, 즉 깨어 있는 상태에 문제가 생긴다. 마치 전구가 나가는 것처럼 각성 기능이 탁하고 풀어질 수 있다.

기면증은 주로 중고등학교 시절 처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졸음과 함께 갑작스러운 무기력증이 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기면증 증상은 '심한 졸음'이다. 보통 기면증에 걸린 사람이 가장 먼저 느끼는 증상이기도 하다.

식사 후나 지루한 강의를 듣는 등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피로를 느끼는 상황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깨어 있을 수 있는 상황에도 잠에 빠지거나 정신이 몽롱해진다. 영화를 보거나 운전할 때가 대표적이다.

졸음과 함께 오는 증상은 갑자기 근육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이다. 지하철 등에서 서서 졸다가 무릎에 순간적으로 힘이 빠져 당혹스러웠던 경험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기면증 환자의 경우 이 같은 탈력발작이 좀 더 수시로, 심하게 발생한다. 연체동물처럼 몸이 풀어져 맥없이 주저앉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특이한 것은 발작이 발생했을 때도 환자 의식은 그대로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주변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대개 웃거나 화낼 때, 갑자기 놀라는 것과 같이 강한 감정 변화가 있을 때 나타난다. 하루에 몇 번씩 발생하기도 하고 평생 동안 한두 번만 발생하기도 한다.

가위눌림 증상도 빈번해진다. 잠이 들거나 잠에서 깰 때 단시간 동안 근육에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

또 잠에 들 때나 깰 때 생생한 꿈같은 환각을 느낀다. 부분적으로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생생한 장면, 소리, 느낌 등이 1~15분 정도 지속되는 데 주로 무서운 내용이 많다.

◇기면증 있으면 삶의 질 떨어져=기면증 환자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삶의 질'이다. 2010년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환자 대부분은 불규칙한 수면 때문에 '삶의 질'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기면증 환자들은 질환 때문에 △사회 생활의 어려움(22%) △경제적 어려움(19.5%) △미래에 대한 불안함(19.5%) △건강 악화(19.5%) △자괴감에 빠짐(12.2%) 등을 겪는다고 답했다.

특히 기면증은 청소년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학습 능력이 떨어져 교육이나 대인 관계에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기면증 환자들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잠에 빠지기 때문에 정상적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 분위기 상 환자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잠 때문에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2차 사고 위험 높아 방치하면 큰 일=가장 심각한 것은 졸음으로 인한 2차 사고다. 졸음운전 등이 대표적이다.

기면증을 단순한 졸림 현상으로 방치했다가는 운전, 기계 조작 중 졸음이 발생해 환자와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칠 수 있다.

신홍범 대한수면의학회 이사(코모키수면센터 원장)는 "기면증은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기면증을 육체피로로 인한 단순한 수면과다 증상으로 여겨 치료를 하지 않고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안할 경우 각종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이사는 "충분한 수면을 취했는데도 심한 졸음이 오거나 일반적으로 잠이 들기 힘든 상황에서 잠이 쏟아질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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