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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이유

[웰빙에세이] 부러우면 지는 거다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2.08.21 12:15|조회 : 8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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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지리산 사진작가. 그는 나이 마흔에 괜찮은 직장을 접었다. 나보다 10년 빠르게 직장보다 더 좋은 곳을 찾아냈다. 그 재빠름이 부러운데 자리잡은 터까지 명당이다. 내 땅이야 200평 남짓이지만 이 양반은 1만5000평이란다. 위치는 지리산 자락 해발 460미터 고지. 그 전망 좋은 땅에 황토집과 갤러리를 짓고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그런데 이 양반 복이 터졌다. 전생에 착한 일을 아주 많이 했나 보다. 그 오갈 데 없는 오지 산간의 집 뒤로 지리산 둘레길이 뻥 뚫린 것이다. 어째서 하필 그쪽으로 길이 난단 말인가. 덕분에 이 양반은 지리산의 알부자가 되어 보란 듯 우아하게 산다는 소식이다. 드넓은 마당에 그림 같은 정원을 들이고, 가죽잠바 가죽바지 차림에 탱크 같은 바이크도 몰면서! 내 둘레길 돌 때 반드시 들려 얼마나 잘 사는 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리라.

이 양반의 지리산 정착기를 읽다보면 배가 아프다가, 고소하다가, 또 배가 아프다가 한다. 우선 크고 좋은 땅을 싸게 샀다니 배가 아프다. 어째 그 땅이 그 양반 눈에만 띄었을까? 그렇다고 마냥 좋을 순 없겠지! 막상 집을 지으려는데 탈이 났다. 아랫마을 이웃이 경관을 해친다며 고소를 한 것. 그 이웃도 귀농자였다는데 아마 나만큼 배가 아팠나 보다. 덕분에 나는 고소하다. 이후 어찌어찌 고난을 헤치고 집이 들어선다. 그리고 그 집 바로 뒤로 둘레길이 난다. 이 대목에서 나는 다시 배가 아프다. 친사촌도 아니고 이웃사촌도 아닌데 어째서 그가 나보다 잘 되면 배가 아프고, 안 되면 고소할까? 이 떨칠 수 없는 시기와 질투는 어디서 오는걸까?

◆시기와 질투는 나에 대한 옐로카드

독일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코미디언 의사'로 유명한 히르슈하우젠은 남이 안되면 고소해지는 감정이 '인간 진화의 옐로카드'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생경기에서 누군가 부당하게 행동하면 그는 결국 고소한 감정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다시금 서로에게 우호적이고 협조적으로 행동하도록 자극받는다. 그것 참 좋다. 나에게는 옐로카드가 있다. 속 쓰리고 배 아프게 한 사람에게 경고장을 날릴 권리가 있다. 인간 진화의 인생경기를 위해 나에게 반칙한 사람은 절대 봐주지 않으리라.

그렇지만 나에게 어떤 부당한 행동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인데도 그가 잘되면 배가 아프고, 안되면 고소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것은 결국 나에 대한 '옐로카드'일 것이다. '타인의 행복? 그건 불공평하다. 그가 왜 그런 복을 받는가?' 이런 손해의식, 피해의식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 나에게 반칙하지 않은 사람인데도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배가 아프거나 고소해지면 지금 누구에게 옐로카드가 발급된 것인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나에게 삶이란 행복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다. 이 승부의 세계에서 나는 무시로 배가 아프고 고소하다. 옐로카드를 남발한다. 그러나 그 카드의 열중 아홉은 내가 받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더티 플레이어'다. 나는 지는 게임을 하고 있다.

남의 행복을 부러워하면 그 순간 승패는 갈린다. 부러움을 받는 사람이 승자이고, 부러워하는 사람이 패자다. 부러워하면 마음에서 천국이 사라진다. 평화가 깨진다. 상대적 박탈감과 결핍감이 증폭된다. 벗은 라이벌이 되고, 라이벌은 적이 되고, 적은 원수가 된다. 질투는 나의 힘, 분노는 나의 에너지, 콤플렉스는 나의 추진력인가? 이런 것이 삶을 끌고 간다면 나는 지는 거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나는 행복을 경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내 것으로 만들어 움켜쥐어야 하는 소유물로 여기고 있다. 남이 쓰면 닳는 소모품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행복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다. 소유물도, 소모품도 아니다. 남이 행복하다고 세상의 행복이 줄어들지 않는다. 내 행복이 달아나지도 않는다. 남의 행복에 배가 아픈 건 순전히 내 마음의 장난이다. 내가 스스로 지옥문을 여는 것이다. 내가 공연히 남과 비교하면서 부러움을 일으키고 시기와 질투로 변질시키는 것이다.

나는 비교 없이 누리는 법을 모른다. 그냥 만족하지 못한다. 항상 남의 것과 비교한 다음 만족 또는 불만족을 정한다. 내가 아니라 타인이 기준이다. 언제나 내 앞에서 손짓하는 타인! 그로 인해 나는 작아진다. 부족해진다. 내가 배 아픈 것은 다 너 때문이다. 나는 결국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비교한다. 내 안이 충만하지 않을 때 부러워한다. 나눌 것이 없을 때 탐한다.

심리학에서 시기란 '타인이 가진 것을 파괴하고 싶은 욕망' '상대방을 위해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으면서 상대방이 가진 것에 대해 수치심도 없이 분노하는 마음'이라 한다. 타인이 가진 것을 파괴하고 싶을 때, 수치심도 없이 화가 날 때, 나는 시기하고 있는 것이다. 부질없는 비교의 사슬에 갇혀 미망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비교가 서로 다름을 알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가지 않고 차별과 경쟁으로 가서 고통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부러울 때가 기회다

타인의 삶을 엿보는 건 재밌다. 그것은 그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나의 거울이다. 다른 누군가의 삶의 들여다 볼 때 내 안에서 올라오는 느낌! 부러움, 화, 시기, 질투, 미움 등등. 그 감정의 뿌리를 놓치면 나는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가 비춰준 나의 진짜 모습을 보지 않는 것이다. 공연히 엄한 사람에게 부럽고 배가 아프다면 그 느낌은 전적으로 내 안에서 올라온 것이다. 내 안에 있는 화, 시기, 질투, 미움의 씨앗이 자라난 것이다. 그러니 그 사람에게 사과하고 내 모습을 비춰준 그에게 감사할 일이다.

부러울 때가 기회다. 이 때 길을 잘 못 들면 안된다. 먼저 부러워하는 나를 바라본다. 부러워하기 보다는 부러워하는 나를 알아챈다. 거기서 멈춰 한 숨 돌린다. 그 다음에는 그의 행복을 인정한다. 그의 행복은 그의 것이다. 그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 그가 행복하다고 세상의 행복이 줄어들지 않는다. 내 행복이 달아나지도 않는다. 이제 그의 행복에 공감한다. 그가 행복해서 나도 행복하다. 겉으로만 위장하지 말고 내면을 바꿔서 일치시킨다. 꾸준히 바꿔서 일치시킨다. 그 일치가 나에게 평화를 준다. 그것으로 나는 복을 받는다. 내 것과 그의 것을 합쳐 두 배로 행복해진다. 그가 잘 돼서 내 속이 다 시원하다!

붓다는 탐하고(貪), 성내고(嗔), 어리석은(癡) 마음을 나를 망치는 세 가지 독(3毒)이라 했다. 그중 나 혼자 차지하려는 '貪'이 부러운 심리이고, 치밀어 오르는 '嗔'이 배가 아픈 증상이다. 이 두 가지 독을 피하면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다. '2毒' 대신 '2德'에 이를 수 있다. 부러우면 내 마음에 '貪'이 많다는 신호다. 그것은 옐로카드다. 나에 대한 경고다. 부러울 때마다 나는 그것을 알아챈다. 그리고 조심스레 나아간다. 그의 행복을 인정하는 길, 그의 행복에 공감하는 길, 그래서 두 배의 행복에 이르는 길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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