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98 831.85 1123.20
보합 5.97 보합 2.97 ▼3.4
09/18 16:00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폰테스]두번째 주식의 죽음

폰테스 머니투데이 장득수 현대인베스트먼트 전무 |입력 : 2012.08.21 05:42
폰트크기
기사공유
[폰테스]두번째 주식의 죽음
1979년 8월 13일. 당시 타임,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명망 있는 주간지중 하나였던 비즈니스 위크는(지금은 Bloomberg에 흡수되어 Bloomberg Business Week로 바뀌었다) 'The Death of Equities(주식의 죽음)'라는 전설적인 커버 스토리를 내놓았다.

그 당시 S&P 지수가 107 수준이었고, 1973년 '니프티-피프티(Nifty-Fifty,우량성장주)' 몰락 이후 6년 반에 걸친 약세장을 보이고 있을 때였다. 오랜 불황으로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월가는 완전히 망연자실했다. 고유가로 인한 만성적인 인플레는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었고, 미국 중앙은행(FED)은 고금리 정책으로 물가 잡기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주식의 죽음'에서는 향후 주식시장이 되살아날 기미는 없다고 단언했다. 먼저 투자자들이 주식을 포기하고 만성적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 모두 주식보다는 부동산이나 선물, 금, 심지어 다이아몬드와 같은 실물자산 투자로 이동했다.

가장 규모가 큰 연기금 펀드는 한때 자산의 120% 주식에 투자하던 것(심지어 채권을 매도하고 주식을 더 샀다고 함)을 13%로 낮추었고, 주식 뮤추얼 펀드도 80%에서 50% 이하로 주식 비중을 낮추었다. 즉 적당한 인플레 시기에는 주식이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지만 지난 10년간 나타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시기에 주식은 인플레 헤지 기능이 없고, 이에 따라 투자 대상으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1968년부터 10년간 미국 소비자 물가는 연평균 6.5% 상승한 반면 주식은 3.1% 상승에 그쳤고, 금은 19.4%, 주택가격은 9.6% 상승했다. 금이나 부동산은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여겨졌고, 주식은 매우 투기적인 투자 대상이었다. 심지어 젊고 똑똑한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을 떠나고 시장에는 금융시장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투자자들만 남아있다고 했다.

또한 설사 향후 주식투자에 좋은 환경이 도래한다고 해도 시장의 구조적이고, 심리적인 변화로 인해 주식시장에 다시 투자자들을 오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들은 1975년 5월 1일 단행된 고정수수료 폐지로 인해 수수료 수입이 급감했고, 주식보다 수익성이 높은 옵션이나 선물, 부동산 등에 자원을 집중했다. “우리는 새로운 금융 시대에 들어섰다” 라는 저명한 교수의 멘트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유명했던 '주식의 죽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후 증권시장은 2년에 걸쳐 24% 상승했고, 1982년 바닥을 친 이후 2000년까지 15배 가량 상승했다.

2012년 8월, 첫번째 주식의 죽음이 등장한 이후 33년 만에,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워렌버핏과 더불어 가장 주목 받는 투자자인 PIMCO의 CIO인 빌 그로스가 다시 '주식의 죽음'을 들고 나왔다. 앞으로 주식이 더 이상 지난 10여년간 보여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없을 것이라며 주식 숭배(cult of equity)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1912년부터 연간 6.6%의 수익을 기록했던 주식시장은 전 세계적인 저성장으로 인해 그러한 높은 수익을 다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는 '뉴 노멀 시대'가 열리면서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이 모두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을 더 많이 하고, 아껴서 버티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만간 닥칠지 모르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라고 한다.

1979년 첫번째 ‘주식의 죽음’을 부른 근본적인 원인이 높은 인플레이션 이었다면, 2012년 두번째 ‘주식의 죽음’은 저성장과 저 인플레이션이 기본적인 원인이다. 2개의 극단적인 상황이 주식을 죽이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너무 뜨거운 경기도 주식에 독이 되고 너무 무기력한 경제도 시장에는 쥐약이다. 사실 주식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은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헨(Abby Cohen)이 1990년대 열심히 외쳤던 '골디록' 경제, 즉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경제 상황인지도 모른다.

1979년 주식의 죽음이 틀린 이유는 과거 10년 동안 지속된 고물가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에 있었다. 강력한 고금리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효과를 내기 시작했고, 결국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은 1980년 온스당 800달러를 넘어선 후 폭락세로 접어들었다.

두번째 주식의 죽음을 부른 전 세계적인 저성장, 저물가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도 분명 틀릴 것으로 보인다. 경제라는 것이 싸이클이 있고 심리적인 요인이 강할 뿐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저성장 기조는 전쟁이나 엄청난 신기술과 같은 충격이 발생하면 빠른 시간내에, 그렇지 않고 자생적으로 갈 경우에는 조금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경기의 조심스런 회복과 금리의 상승이 이어질 것이고, 이것이 주식에는 가장 좋은 환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길게 보면 큰 수익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쉽지 않았다. 죽었다 살아나는 것은 바둑뿐인 줄 알았더니 주식도 그렇다. 1979년 주식의 죽음 시기에 주식을 사서 성공했듯이, 2012년 주식의 죽음을 역발상의 계기로 좀 긴 안목과 인내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해 보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