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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는 상무의 모습은 '참 군인'이다

[최규일의 왓츠업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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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이 11일 이사회를 통해 내년 시즌 상주 상무의 2부리그 강등을 결정하고 이에 상무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축구계가 또한번 시끌벅적하다.

급기야 지난 13일엔 한국 축구의 서글픈 자화상이 그려졌다.

15일부터 재개되는 K리그를 앞두고 8개 상위팀들의 감독과 선수들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소에 모여 리그 우승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감독들간 묘한 신경전이 없진 않았지만 어찌됐든 ‘축제의 장’이었다.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중구 프레스센터에선 이재철 상무 단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초래될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프로연맹에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며 상무의 남은 경기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은 시도민구단과 연맹의 음모에 의해 이루어진 사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슷한 시각 상주 시민들은 연맹의 강제강등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몇시간 뒤 국군체육부대는 내년 시즌 아마추어 전환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프로연맹에 발송했다.

일련의 사태가 꼬리를 물고 일어났지만 향후 연맹의 입장 변화는 없을 전망이고 따라서 상무의 아마 전환까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분명한건 상주 상무의 2부 리그 강등은 연맹과의 합의 사항이라는 것이다. 2011년 상주 상무가 K리그에 가입할 당시 ‘2년 후에 연고팀을 만들 경우 K리그에 잔류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2부 리그에 편입한다’는 조건이 전제됐던 것이다. 그동안 집요하게 K리그를 다그쳤던 AFC의 프로 1부 리그 규정(사단법인화, 선수의 프로계약 등) 탓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건에 대해 연맹은 그동안 수차례 AFC 기준에 맞추도록 상무에 종용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반면 상무는 ‘그동안 국방부와 협의해온 사안으로 최종 정리단계에 있었고, 기한이 오는 12월 31일까지 남아 있음에도 연맹이 섣부른 판단으로 파국을 불렀다’는 입장이다.

사태는 진실 공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과연 상무가 명실상부한 프로팀의 자격을 갖출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 건에 대한 전체적인 여론은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알다시피 상무는 구기 종목으로 축구 야구 농구 배구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축구만 프로 1부 리그에 출전해왔다. 군복무를 하는 선수가 프로계약을 할 수 없음에도 말이다. 또 2003년 K리그에 들어온 뒤부터 줄곧 군 팀의 한계에 부딪혀왔다. 딱 2년간만 상무 불사조 유니폼을 입다보니 선수들의 이동이 극심했고, 팀워크와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시즌 초반 반짝하던 성적이 다수의 선수들이 물갈이된 가을 이후 곤두박질하기를 반복했다. 상무라는 무대가 엘리트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병역을 마칠 수 있는 고마운 존재인 건 분명했지만 구조적인 모순 탓에 진정한 프로의 모습은 보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런 현실을 연맹 이사회는 물론 상무 관계자들이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국군체육부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기존 구기 종목의 선수단 규모를 줄이는 대신 새롭게 동계종목 선수들을 육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 종목과의 형평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군 팀의 특성상 이런 상황이라면 상주 상무의 진정한 프로화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상무는 2011년 상주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2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도와 ‘4강 신화’를 일궜던 박항서 감독을 영입했고, 이례적으로 메리트 시스템(승리수당 등)을 도입했으며 11만 상주 시민 외에 인접한 문경시민들까지 동원해 종전과 다른 흥행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안 될 일이 되지는 않는다. 상무는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하고 차선의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혹 연맹의 발표가 섣부른 감이 있을지 몰라도 이를 연맹과 시도민 구단의 야합이나 음모로 해석하는 건 연맹 이사회를 구성하는 16개 구단 단장들 전체를 욕보이는 일이다. 2부리그를 포기하고 아마로 전환하겠다고 한 것도 군인정신과 어울리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또 그 무대가 어디일지라도 상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군 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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