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미단시티 카지노, 외국자본운영 첫 사례되나

인천시 운북동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자본으로만 운영되는 카지노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업진척이 지지부진했던 미단시티(옛 운북복합레저단지) 개발사업이 카지노사업 부문을 외국자본에 매각해 우선 추진키로 한 것이다. 매입의사를 타진 중인 곳은 중국 리포그룹(Lippo Group)이다. 리포그룹은 또 다른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카지노사업 매입을 위한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를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단시티개발사업의 시행사 미단시티개발㈜은 카지노사업 부문의 토지와 운영권 등을 리포그룹에게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단시티개발㈜의 사업계획에 의하면 카지노사업은 대지면적 9만4120㎡ 연면적 38만7139㎡, 예상투자금액 600만 달러다. 예상투자 규모는 미단시티개발사업 내에서 가장 커 300만 달러 수준인 랜드마크타워나 주거단지 등의 투자규모에 2배를 웃돈다.




리포그룹은 미단시티개발㈜ 지분의 38.54%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나머지 지분은 인천도시공사(26.95%), GS건설(10.14%) 등 국내 건설사와 금융사로 이뤄진 10개 주주사가 보유하고 있다. 결국 전체 사업시행사의 최대주주가 단독으로 특정 사업부문을 재매입해 진행·운영하는 게 이번 매각 구조인 셈이다.

이를 위해 리포그룹은 정부 당국의 카지노사업 투자 승인을 위한 신용등급평가 의뢰와 별도 SPC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BBB-'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고 카지노 시설 내 호텔과 컨벤션센터 등의 위락시설 조성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별도의 SPC설립은 또 다른 외국 기업인 미국의 씨저스엔터테인먼트 그룹을 끌어들여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마카오 등지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씨저스엔터테인먼트 그룹은 관련 업계에서 전 세계 5위 내에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각이 성립되면 국내에서 순수 외국자본으로만 카지노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카지노협회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 등이 투자한 곳에 외국 기업이 일부 투자한 경우는 있었지만 온전하게 외국자본으로만 사업이 진행된 경우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카지노사업 매각은 전체 사업진척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단시티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 첫 기반공사 이후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미단시티개발 한 관계자는 "카지노는 미단시티개발사업의 앵커시설"이라면서 "이번 매각에 전체 사업 추진의 향배가 걸려 있는만큼 다른 출자사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카지노 부문에 대한 매각 절차는 이르면 다음 달 내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정부 부처에서는 현재 사업계획 수정을 위한 시행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중구 운북동 326번지 일대에서 진행 중인 미단시티개발사업은 총 개발면적 184만1049 ㎡(약 56만 평), 예상 사업비는 최대 6조 원으로 계획돼 있다. 현재는 기반공사가 완료된 상태이고 카지노 등의 1단계 사업 완료는 오는 2014년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