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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웅진, 反面敎師 ①

성화용의인사이드 더벨 성화용 더벨 편집국장 |입력 : 2012.10.17 07:51|조회 : 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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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이 기사는 10월16일(15:43)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은 실패했다. 실패한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손실을, 국외자에게는 교훈을 남긴다. 웅진과 윤석금 회장이 재계에 남긴 몇가지 교훈을 들여다보자.

너무 뻔한 얘기는 되풀이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내리막길의 건설업(극동건설)과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무리하게 태양광사업을 벌인 안목의 결여 등이 그것이다. 이런 오류는 '시운'과 맞닿아 있다. 재수없으면 누구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범하지 않을 수 있었던 몇가지 실수들은 기업인들에게 타산지석,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우선 웅진의 사례는 기업이 금융을 등지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전격적으로 발표했을 때 거래은행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일언반구 협의가 없었던 것이다. "마치 선전포고 하듯 매각을 발표"(한 시중은행 대기업금융 담당 부행장)했고, 사후적으로도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이후'의 준비도 거의 안 돼 있었다는 점이다. 코웨이 매각을 기습적으로 발표했을 때 채권단은 '딜'이 사실상 종료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상당한 공을 들여 원매자를 물색해 놓았을 것이고, 이미 협상도 끝나 만족할만한 '가격'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데면데면했던 채권단과의 관계는 이 발표 이후 더 냉각됐다. 웅진은 아무리 어려워도 금융에 기대기 힘든 구조를 스스로 선택한 셈이 됐다. 대화채널도 없고 긴밀한 협의와 의존이 아예 불가능한 고독한 생존 모드.

웅진이 코웨이 매각 발표를 왜 그렇게 어설프게 했는지, 채권단과 왜 그렇게 불편한 관계를 설정했는지는 묘한 인과관계로 맞물려 있다. 웅진그룹은 예전에도 금융권에 많이 기대는 기업이 아니었다. 외환위기 때도 코리아나화장품을 팔아 활로를 찾았고, 그 이후 10년간 별 문제없이 성장했다. 그러나 금융권과 급격히 불편해진 건 아무래도 30대 중반의 김윤주 상무보를 CFO로 영입한 2010년 이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UBS홍콩에서 IB업무를 했고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였던 김씨는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릴레이션 십에 취약했다.

은행권에서도 말이 적지 않았다. 노회한 시니어 뱅커들은 어리고 경험도 없는 '젊은이'를 카운터 파트로 인정하기 싫어했다. 대화도 통하지 않았고 일하는 방식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웅진도 점점 은행으로부터 돈 빌리는 걸 기피하게 됐다. 김씨가 웅진그룹의 재무를 총괄한 이후 웅진그룹은 회사채시장에 빈번하게 등장했다. 웅진홀딩스 (2,625원 상승15 0.6%) 설립 이후 5~6개월에 한번 꼴이던 회사채 발행이 한 달 걸러 한 번 꼴로 늘어났다. 은행에 손을 벌리는 대신 직접 조달을 택한 것이다. 그만큼 은행과 멀어졌고 소통에도 문제가 생겼다. 부실계열사와 신규사업 때문에 끊임없이 돈이 필요한데, 부채 포트폴리오가 편협해진 것이다.

웅진코웨이 매각은 이런 배경 속에서 내려진 결단이었다. 코웨이를 매각해서 돈이 들어오면 은행에서 빌려 쓴 돈 갚으면 된다는 단순한 계산이 배경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은행대출 상환하면 더 이상 은행에 아쉬운 소리 할 필요 없고, 회사채는 차환 발행하면 된다는 논리. 일언반구 은행과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던 당시 정황은 그런 추측을 낳기에 충분하다.

이런 기류는 최근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하기까지 이어졌다. 채권단과 화해할 만한 시간도 계기도 없었다. 일방적인 결정과 발표에 채권단은 또 다시 뒤집어졌다. "뒤통수를 맞아도 기분 나쁘게 맞았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요약하자면 웅진은 금융을 등진 채 사태를 수습하려 했고,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드러났다. 불리한 게임을 자초했다. 판단 착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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