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68.05 671.56 1134.30
보합 3.18 보합 0.71 ▲1
-0.15% +0.11% +0.09%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박종면칼럼]경제민주화 '싼 술을 마신 뒤의 두통'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2.10.22 06:17
폰트크기
기사공유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년 노벨상 후보에 오르는 글로벌 작가다. 그를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3가지가 있다. 달리기, 재즈, 그리고 알코올이다.

하루키는 자기 묘비명에 '작가 겸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써 달라고 할 만큼 달리기 광이다. 100km의 울트라 마라톤을 뛰고 철인삼종경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달리기를 축으로 한 문학과 인생의 회고록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루키가 쓴 어떤 작품보다 감동적이다.

하루키는 재즈 마니아다.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에 도쿄에서 재즈 바를 운영하기도 했다. '빌리 홀리데이 이야기'를 비롯 '일본사람이 재즈를 이해할 수 있을까' 등 그가 쓴 많은 량의 재즈관련 글들은 전문가 이상이다. 재즈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빌리 홀리데이 이야기'를 읽어 보길 권한다. 아주 아름다운 글이다.

하루키는 알코올 마니아다. 종류도 가리지 않는다. 맥주 위스키 와인 등 술이란 술은 다 좋아한다. 하루키는 위스키를 주제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여행하면서 글을 쓰기도 했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이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당신은 그걸 받아서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 나는 우리의 언어가 진짜로 위스키가 되는 그런 순간을 꿈꾸며 살아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최근 아사히신문에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간의 영유권 갈등을 우려하는 기고문을 실었는데 역시 술이 등장한다.

"영토문제가 '국민감정'의 영역으로 발을 들이게 되면 그건 싼 술을 마시고 취한 것과 같다. 싼 술은 불과 몇 잔에 사람을 취하게 하며, 피를 치솟게 한다. 목청은 커지고 논리는 단순화돼 자기 반복적이 된다. 그러나 한바탕 소란을 벌인 뒤 밤이 밝으면 남는 건 두통뿐이다. 그런 싼 술을 폼 잡고 흔들어대며 소란을 부추기는 정치인이나 논객을 조심해야 한다. 정치인이나 논객은 그럴싸한 말을 들이대며 국민을 선동하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실제 상처를 입는 건 우리개인이다. 싼 술을 마신 뒤의 취기는 언젠가 깨게 돼 있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이 왕래하는 길을 막아선 안된다. 그 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오랜 세월 피가 배어나는 노력을 했던가."

하루키의 기고문을 인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 '영토문제'라는 말 대신 '경제문제' 또는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갖다 놓으면 대선을 두 달 앞둔 우리의 현실에 그대로 정확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경제문제가 '국민감정'의 영역으로 들어와 버렸다는 사실이다. 경제민주화라는 거창한 구호로 포장해서 말이다.

경제위기가 상시화되고, 경기침체가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데, 사상초유의 위기 해법으로 그들은 경제민주화를 내놓는다. 이게 말이 되나.

대기업에 대한 순환출자 규제, 가공의결권 제한, 금산분리,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대기업 총수에 대한 집행유예 금지 등의 조치는 유권자들을 취하게 만들고, 피를 치솟게 한다.

그런데 남는 게 무엇인가. 양극화는 심화되고, 가계부채는 더 늘어나고, 일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국내 대표기업들은 해체의 길을 걷고, 그 자리를 미국 중국 일본 등 외국 경쟁기업들이 차지하는 것이다.

지난 50년간 지금의 경제적 성과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가 배어나도록 노력했는가. 그들은 아는가 모르는가.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