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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의 틱, 택, 톡]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2.10.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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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도티기념병원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 병원엔 접수창구는 있지만 따로 수납창구가 없었다는 사실도 당연히 처음 알았다. 그리고 형편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진료를 해주면 법에 어긋난다는 사실은 머리털 나고 처음 알았다.

도티기념병원은 마리아수녀회가 1982년 미국 골드만삭스의 중역이었던 조지 도티의 기부금 100만 달러를 종잣돈으로 문을 연 병원이다. 이 병원은 시설 아동, 노숙인, 극빈층, 외국인 노동자 등 경제적 소외계층에게 무료 진료를 해왔다. 그간 188만 명의 외래 환자가 그렇게 치료받았고 4만여 명이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병원인데... 서울 은평구는 지난 8월 ‘환자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행정지도를 이 병원에 내렸다. ‘무료 진료 때문에 주변 병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현행 의료 급여 법 27조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해선 안된다’고 정하고 있단다. 행정지도를 받고도 환자에게서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으면 건강보험공단의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사람 나고 돈 난 게 맞고 사람 있고 법 있는 게 맞다. 법은 다 같이 어울려 잘살아보자고 나라가 마련한 매뉴얼일 뿐이다. 없는 이들에 대한 무료진료는 돈 없다고 소외되지 말고 다 같이 어울려 잘살자는 취지다. 그런데 이번에 도티병원에 내려진 행정지도를 보면 법만 있고 사람이 없다. 이 병원이 문 연 지 30년이다. 그 30년간 위법한 채 사회정의를 실현해왔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어느 날 민원이 제기되고 나서야 법이 집행됐다. 사양이 바뀌면 매뉴얼도 바뀌어야 할 텐데 묵은 매뉴얼이 사양을 퇴보시키는 꼴이라서 민망하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는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이 있다. 지난 2004년 개관한 이 박물관에는 국가기록원 등록 280권의 자료와 유물 등 2천여 점의 역사 자료가 전시·보관돼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이 태평양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파놓은 등록문화재 제308호 가마오름 동굴진지를 복원 개방해 역사교육을 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 박물관은 이영근 관장(59)이 일제 강점기 때 강제 징집돼 제주에 동굴기지를 만들었던 부친의 비극을 후손들에게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 사비를 들여 만들었다. 그리고 자금난에 말려 하필 일본의 종교단체에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지난 3월 나왔다. 이 보도가 난후 이 관장은 ‘매국노’ 소리를 듣기도 했다. 제주도청이 문화재청에 매입을 요청했고 문화재청도 매수하겠다고 했지만 3월부터 기다려온 답변은 6개월이 넘도록 오지 않았고 지난 9월30일 이 관장은 도쿄에서 매각각서에 도장을 찍었다.

여론이 다시 들끓자 문화재청이 해명했다. “7월에 감정평가를 진행해 2억7천만원(문화재적 가치 평가 제외)으로 평가되었고 10월 초 최종보고서를 발간했다.” 문화재청은 1차 감정평가(토지)에서 2억7480만원, 2차 감정에서 진지동굴(8억6940만원)과 수목(5975만원)등을 포함, 9억2915만원을 산정했다. 이영근관장은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308호로 지정된 일본군 진지 발굴 복원에 25억 원등 총 75억 원의 사재와 부채를 쏟아 부었다.

다행스럽게도 제주자치도는 23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문화관광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이달중 전쟁역사평화박물관에 대한 문화재 가치 평가후 매입계획을 확정하고 문화재청과 함께 부분 매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라가 해야 할 일을 개인이 했다. 그 덕에 그 개인은 파산지경에 처했다. 그리고 나라는 뒷짐 지고 방관한다. 3월에 급하다고 SOS를 쳤는데 7월에야 감정평가가 이루어졌다. 나랏돈 함부로 쓸 수 없단 신중함일 수도 있으니 마냥 타박만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여론이 들끓고 나서야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습은 참 구태의연하다.

대한민국에 묻고 싶다. 민망한 법집행, 구태의연한 행정처리 어떻게 좀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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