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사칭 간큰 해커 'STECH'는 누구?

↑해커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한 '스팸 블로거'. 사실은 이를 가장한 스파이 앱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사칭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국내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빼가는 스파이 앱을 올린 사건과 관련, 방통위가 경찰에 정식 수사의뢰키로 했다.


특히 해커는 이번 범죄를 위해 국내 SMS 발신대행업체와 미국 아마존의 IP(인터넷주소)까지 해킹한 것으로 알려져 그 대담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전문적인 국내 해커소행?=29일 방통위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수집을 위해 국내외 기업들을 해킹까지 했다는 점에서 수사가 불가피해졌다"며 "오늘 중 경찰청에 정식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추적결과, 27일을 전후로 방통위를 사칭해 스팸문자 차단 어플을 무료 배포하는 것처럼 속인 뒤 이용자가 막상 설치하면 스마트폰에서 개인정보를 탈취해가는 사기성 앱을 올린 해커는 이번 범죄를 위해 국내 SMS 발신대행업체의 서버를 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해커는 '[방 통 위]통신사합동 스팸문자 차단어플 백신무료 배포 Play 스토어 어플 //bit.ly/xxxxxx 주소를 클릭해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스팸문자를 무작위적으로 배포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관련 앱을 다운받으면 앱 실행과 동시에 설치된 스마트폰의 전화번호, 통신사 정보가 미국에 있는 지정된 인터넷주소(IP)로 전송되는데, 이 주소는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서 보유한 서버 주소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측은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 서버마저 해킹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특정 발신번호에서 전송된 문자의 내용을 지정된 IP로 전송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카드결제 등의 내역이 유출될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심은 해당 앱을 개발한 'STECH' 닉네임 보유자에 쏠리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STECH'가 스팸 대책 주무부처가 방통위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국내 SMS 발송 대행업체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내국인 혹은 미국 소재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SMS 발송 대행업체와 해외 서버 해킹을 통해 수사당국의 역추적을 회피했다는 점에서 전문적인 해커조직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앱마켓 등록과정 '허점' 도마 위=한편 이번 방통위 사칭 어플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모바일 앱마켓 등록과정의 문제점도 대두될 전만이다. 방통위 확인결과, 'STECH'는 'Spam Blocker' 'Spam Guard', 'Stop Phishing!!' 등의 유사 앱들을 이미 구글 플레이에 등록해놨다는 점에서 관련 피해자들이 적지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Spam Blocker' 앱만 다운로드 횟수가 1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엄연히 특정 국가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기능이 탑재돼 있음에도 등록 과정에서 이를 전혀 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