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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정'발장 ··· 뮤지컬 '레미제라블'

[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 27년만에 한국어 버전 공연개막, 1년간 대장정

이언주의 공연 박스오피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입력 : 2012.11.10 06:30|조회 : 8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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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장면. (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장면. (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어떤 설명이나 수식어보다 이름 세 글자가 그 사람을 가장 잘 나타낼 때가 있다. 특정 장소나 제품도 마찬가지다. 이름을 대는 순간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이름값'을 할 때 우리는 '브랜드 파워'가 있다고 말한다.

공연에도 그런 파워를 자랑하는 작품이 있다. 바로 세계 4대 뮤지컬('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레미제라블'이다. 지난 3일, 27년 만에 한국어 버전으로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초연의 막을 올린 이 작품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관객들에게 "역시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삽화가 3D영상으로= 막이 오르자 목탄과 파스텔로 그린 듯한 그림이 배경으로 펼쳐졌다. 클래식한 색채와 몽환적인 드로잉기법은 인상파화가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평면 그림이 아니라 입체영상이다. 원작자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삽화를 활용해 제작한 이 영상은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심리변화, 장면전환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장발장이 고뇌하고 격한 감정을 드러낼 때는 영상도 어느덧 핏빛으로 붉게 물든다. 시커먼 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하고 간혹 실낱같은 빛줄기가 희망을 예견하기도 한다. 하나의 완전한 작품으로도 전혀 손색없는 영상들은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관객들을 작품에 흠뻑 몰입시킨다.

특히 장발장이 혁명 시위 도중 쓰러진 마리우스를 둘러메고 하수구를 지나는 장면에서는 다각도로 변화하는 3D영상과 배우의 동선이 맞물려 사실성을 극대화했다. 또 장발장으로 인한 갈등과 고뇌 끝에 죽음을 택한 자베르가 강물로 뛰어내릴 때는 관객들도 강바닥 저 끝으로 떨어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깊고 풍부한 영상이 연출됐다.

숱한 명곡들 한국어로 새롭게 빛나= 이 탄탄한 작품을 국내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스토리텔러의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배우들이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어가는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노래와 오케스트라 실력, 서로간의 앙상블(조화)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공연을 보다보면 '한국 배우들이 이정도로 잘했던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수전 보일이 불러 더 유명해진 판틴의 '한 때는 꿈을 믿었네'(I Dreamed a Dream)부터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에포닌의 '나 홀로'(Own My Own), 장 발장의 고뇌를 담은 '나는 누구인가?'(Who Am I?), 혁명을 부르짖는 청년들의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Do You Hear The People sing?), 바리케이트 앞에서 다 함께 부르는 '내일로'(One More Day) 등 작품 속 명곡들이 새롭게 빛을 발했다.

한국어로 노래하기 때문에 귀에 쏙쏙 들어오는 차원을 넘어 각 인물들의 감성과 비장한 각오, 역동성, 시대정신이 재창조되어 객석에 전해졌다. 총연출을 맡은 로렌스 코너는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말로 노래하는데도 배우들의 노래를 들으면 감흥이 느껴지는데, 그만큼 한국배우들이 이야기 전달을 잘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 (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 (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명작과 명품배우들의 만남= 장발장 역의 정성화는 '이 배우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나 '영웅', '라카지'에서 보여줬던 창법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노래하며 높은 음역대까지 소화하는 그는 매 작품마다 꼭 맞는 옷으로 갈아입는 배우다. 때로는 폭발적인 강렬함이, 어느 때는 가늘고 절절한 애절함 속에서 억눌러진 강함이 꿈틀거리며 전해졌다.

사실 이번 공연은 주역부터 앙상블(조연)까지 배우들의 기량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연기력과 매력적인 가창력을 자랑한다. 장발장에게 지지 않으려는 듯 뿜어내는 자베르의 카리스마, 마리우스와 코제트, 에포닌 셋이 부르는 아름답고도 애절한 사랑의 노래, 혁명을 외치며 전진하는 민중의 군무, 재치 넘치는 떼나르디에 부부의 호흡까지.. 장면 장면이 모두 놓칠 수 없는 하이라이트로 기억된다.

이처럼 한국어 초연에 프리뷰 공연인데도 원작의 감동 그 이상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준비와 '연습' 덕분이다. 배우들은 공연에 앞서 연습실에서 7주, 무대에서 3주간을 살다시피 했다.

앞으로 1년간의 대장정이 펼쳐질 뮤지컬 '레미제라블'. 회를 거듭할수록 그 농도와 완성도가 얼마만큼 깊어지고 단단해질지 미리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성화가 자신 있게 얘기했듯이 '한국의 레미제라블'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세계적인 명작에 제대로 이름값 하는 명품배우들이 만났으니 기대해볼만 하다.

25일까지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공연하고 대구 계명아트홀(12월 7일-2013년 1월 20일), 부산 센텀시티 내 소향아트센터(2013년 2월 1일-3월 3일)를 거쳐 내년 4월 9일 서울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5일까지 프리뷰(5만~11만원), 16일부터 본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7만~13만원)

△출연: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임춘길 박준면 김우형 조상웅 박지연 이지수. 남자앙상블: 김늘봄 김성민 김지강 김용구 박형규 서진욱 유성재 윤정열 윤지환 이승원 임재현 전준성 정원일 제병진. 여자앙상블: 김명희 김윤지 김자경 김현숙 김찬례 윤수미 이예은 조영경 조윤혜 최미용. 아역: 이형석 오지환 이준서 김민솔 김서현 정은애 오승현 김도연 이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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