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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소의 웃음, 음치의 노래, 몸치의 춤

[웰빙에세이] 웃고 노래하고 춤추기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2.11.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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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노래하고 춤추며 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러기로 했다. 웃고 노래하고 춤추기로 했다. 웃다가, 노래하다가, 춤추다가 삶의 황홀경을 맛보기로 했다.

그럼 시작하자. 먼저 웃기. 이건 좀 된다. 주로 미소 짓는다. 덕분에 눈주름이 깊이 패였다. 어느 날 묻는다. 내 미소는 진짜인가? 나는 정말 좋아서 미소 짓나? 그렇지 않다. 가짜가 많다. 적당히 넘기는 미소다. 사교적인 미소다. 관심이 아니라 무관심의 미소다. 나는 미소로 말한다. "상관없으니 좋을 대로 하세요!"

◆썩은 미소는 이제 그만

이 정도면 양반이다. 그 다음은 '썩소'다. 무시와 부정을 섞은 미소다. 때로 비웃음도 섞는다. 이런 썩은 미소 때문에 눈주름이 패이다니!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그래서 안 웃기로 했다. 미소 짓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잘 안 된다. 습관이 깊어 나도 모르게 미소 짓는다. 나는 헷갈린다. 미소를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론은 다시 앞의 것이다. 미소 짓기다. 웃기로 했으니 당연히 미소도 지어야 한다. 단, 가짜면 안 된다. 진짜여야 한다. 즐거운 긍정이 배어 나와야 한다. 가짜 미소가 나오면 얼른 알아차려야 한다. 그래야 무관심과 무시의 장막, 부정과 위선의 커튼을 걷어낼 수 있다. 진짜 미소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 만큼 못하면 웃는 것은 더 못한다. 미소가 새어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웃음이 터져 나올까. 머리가 환해지는 웃음, 배꼽이 빠지는 웃음, 가슴이 뻥 뚫리는 웃음…. 그것은 다 내 안에서 터져 나온 기쁨이다. 나는 그 기쁨 속으로 사라져 웃음이 된다. 황홀한 무아의 웃음이 된다.

내 안에 즐거움이 없으면 미소 지을 수 없다. 내 안에 기쁨이 없으면 웃을 수 없다. 그러니 틈만 나면 내 안의 즐거움을 깨운다. 기쁨을 깨운다. 이 순간의 삶의 기적! 그것과 함께 한다. 받아들이며 미소 짓는다. 끌어안으며 웃는다. 아참! 주름은 어떻게 하나? 그건 개의치 말자. 눈주름이 깊을수록 얼굴에 행복의 훈장을 새긴 것으로 치자.

◆나를 위한 나만의 노래

다음은 노래하기. 이건 좀 문제가 있다. 듣는 귀만 있지 부르는 재능이 없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 남들이 듣기 괴롭다. 내가 들어도 그렇다. 어쩌랴! 타고난 소질이 그 모양이니. 그래도 굽히지 않고 노래 부른다. 나 혼자 부른다. 내 마음대로 부른다.

마침내 나는 나만의 노래를 찾은 것 같다. 그건 이렇다. 우선 기타를 든다. 기타도 남이 들어 좋은 수준이 아니니까 나 혼자 즐긴다. 악보에서 이런저런 식으로 하라고 하지만 대충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한다. 예전에는 악보 따라 하다가 질려서 두 손 들곤 했는데 방법을 바꿨다. 그냥 나 좋을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한다.

이제 노래를 슬쩍 넣어본다. 안타깝게도 기타 따로, 노래 따로다. 그러면 노래 위주로 한다. 기타는 노래를 따라온다. 따라올 수 없으면 시늉만 한다. 분위기 깨지 않게 한다. 그런데 노래가 분위기를 깬다. 음이 막히거나, 음정이 불안하다. 박자가 엉킨다. 도저히 넘길 수 없으면 어쩔 수 없다. 악보를 보고 원래 음정과 박자를 맞춰본다. 그러면 수긍이 간다. 역시 원곡이 좋구나!

이걸로 된 게 아니다. 내 노래는 가다가 또 멈춘다. 음이 너무 높다. 이때는 휘파람으로 바꾼다. 휘파람이 막히면 허밍으로 바꾼다. 허밍이 막히면 적당히 넘어가다가 다시 노래나 휘파람으로 바꾼다. 그러니까 내 노래는 가사와 휘파람과 허밍이 마구잡이로 섞이고, 아무데서나 길어지거나 짧아진다. 음정 무시, 가사 무시, 박자 무시다. 좋게 말해 완전히 새로운 버전이다. 정확히 말해 완전 엉망이다. 원곡 실종이다. 그래도 나는 좋다. 이제야 말로 내 노래가 나오는 것 같다. 한 가지 섭섭한 것은 남이 들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노래를 부를 때 듣는 사람을 너무 의식했다. 혼자 불러도 누가 듣는 것 같이 의식했다. 부르는 내가 아니라 듣는 당신이 기준이었다. 당신이 듣기에 좋아야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어쩌라! 타고난 소질이 그 모양이니. 내 노래는 즐겁지 않았다. 듣는 당신도 즐겁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나를 위한 노래도, 당신을 위한 노래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내 노래는 즐겁다. 그건 나를 위한 나만의 노래다.

아쉽지만 이생에서는 이 만큼만 하기로 했다. 나를 위한 나만의 노래에 만족하기로 했다. 나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다음 생에서는 꼭 당신을 위한 노래를 부르겠다. 당신의 마음을 울리고, 당신의 가슴을 적시는 노래를 부르겠다.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노래, 부르는 자와 듣는 자가 모두 노래 속으로 사라져 노래만 남는 황홀경의 노래를 부르겠다. 이생에서 원을 쌓아 다음 생에서 원을 이루겠다. 영혼의 가수가 되겠다. 얼마 전에는 다음 생에서 꼭 연주자가 되겠다는 분을 만났다. 이 분은 이생에서 악기와 연주 소품 등을 모으며 원을 쌓고 있다. 우리는 첫 눈에 알아봤다. 의기투합했다. 나에게는 다음 생의 연주자도 있다.

◆황홀한 무아의 막춤 ‘요레’

마지막으로 춤추기. 이건 노래보다 더 어렵다. 나와는 너무 먼 장르다. 아는 춤이 없다. 춰본 춤이 없다. 되는 춤이 없다. 그렇다고 몸도 흔들지 못하랴. 이제부터 흔들기 시작이다. 요령은 노래와 같다.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몸을 흔든다. 내 몸이 원하는 대로 흔든다. 내 팔이, 내 다리가, 내 허리가, 내 엉덩이가, 내 머리가 원하는 대로 흔든다. 신들린 듯 몸을 떤다. 문어나 낙지처럼 흐느적거린다. 신나면 시속 200km로, 숨차면 시속 30km로, 힘들면 비몽사몽 휴면 모드로 움직인다.

하염없는 몸치의 몸부림! 그러면 어떠랴. 이건 나를 위한 나만의 춤이니 보지 마시라. 보면 곤란하다. 보면 황당할 수 있다. 이 춤의 이름은 '요레'다. 왜 요레냐고? '요가 + 발레' 니까! 몸에 걸친 게 없으면 더 좋다. 비 내리는 벌판이면 더더욱 좋다. 나는 다 열리고, 다 풀리고, 다 털린다. 나는 하늘을 난다. 구름 위를 구른다. 바람 따라 떠돈다. 강물처럼 흐른다. 춤에 빠져 춤이 된다. 황홀한 무아의 춤이 된다. 나는 자유다. 나는 춤이다. 이 춤을 보여 드리지 못해 섭섭하다. 그래도 보실 순 없을 것이다. 언제든 내가 실없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면 어디서 실컷 노래 부르고 춤추고 왔다고만 생각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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