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은 투자의 친구, 피하지 말고 즐겨라

한 청년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수십 차례 도전하다 번번이 떨어지자 자동차왕 헨리 포드를 무작정 찾아갔다. 백수 청년이 대기업 회장을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끈질기게 부탁한 끝에 8개월 만에 만났다.


약속한 날 청년을 본 포드는 아무 말 없이 나가 자동차에 올랐다. 청년도 뒤따라가 차에 탔다. 포드는 아무 말 없이 백화점 대여섯 곳을 돌아다닌 뒤 다시 자동차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청년이 면접은 언제 볼 거냐고 물으니 포드는 갑자기 운전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하고 청년에게 내리라고 했다. 청년이 내리자 차는 그냥 출발해 버렸다. 청년은 돈 한 푼 없이 낯선 곳에서 집까지 고생하며 돌아와야 했다.

'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라는 책에 나오는 일화다. 영문도 모른 채 낯선 곳에 남겨진 청년의 심정은 어땠을까. 황당하고 화나고 짜증나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을 것이다.

지금 투자자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꼭 이 청년과 같다. 유럽의 채무위기만으로도 불안한데 미국의 재정절벽이라는 새로운 위험 요인이 불쑥 튀어 나왔고 중동에선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상황이 이리 불확실하니 많은 사람들이 답답한 가슴을 안은 채 일단은 기다려보자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간 영원히 투자를 시작할 수 없다. 경제와 시장 여건이 확실했던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주식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는 주장으로 유명한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시장이 불안하다고 주식을 매도하고 나갔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언제 돌아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는 결국 2가지로 나뉜다. 반응적 투자자와 체계적 투자자. 반응적 투자자는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늘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체계적 투자자는 시장을 이기기는 어렵다고 인정하고 자산을 주식, 채권, 현금 등에 분산시켜 꾸준히 장기 투자한다. 따라서 체계적 투자자는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전망하는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

다시 포드와 청년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분한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온 청년은 어떻게 됐을까. 그는 포드가 자신에게 보여준 행동에는 반드시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포드와 함께 갔던 백화점들을 다시 방문했다. 그러자 포드가 만났던 백화점 고위 임원들이 반색을 하며 환영했다.

청년은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백화점에 있는 제품을 가져다 다른 곳에서 팔고 싶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하나 같이 그러라며 물품대금도 후에 지불하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포드와 단 둘이 백화점을 돌아다닌 청년이니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청년은 백화점의 좋은 제품을 가져다 판매해 유력한 기업인으로 성공했고 고마운 마음에 포드를 찾아갔다. 포드는 이 청년을 크게 환대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자동차에서 내리게 한 첫번째 사람도, 마지막 사람도 아니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일하게 내 행동에 숨겨진 뜻을 이해했소."

사람들도 결국은 두 종류로 나뉠 수 있다. 반응적 인간과 체계적 인간. 반응적 인간은 환경에 반응하며 조건을 탓한다. 체계적 인간은 환경이나 조건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비전과 꾸준한 실천으로 가꿔 나간다.

불확실성이, 문제가, 어려움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불확실성에도, 문제에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청년이 낯선 곳에 황당하게 남겨진 상황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은 것처럼 투자자들도 현재의 난감한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