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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금융과잉은 경제성장 저해

경제2.0 머니투데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입력 : 2012.11.19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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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금융과잉은 경제성장 저해
금융이 크면 성장에 도움이 될까? IMF(국제통화기금)가 최근 발표한 연구를 보면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일정 한도를 넘으면 경제성장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 6월 발표된 IMF 연구논문 ‘금융의 과잉(Too Much Finance)'의 핵심주장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민간 부문(가계와 비금융 기업)에 대한 대출이 GDP(국내총생산)의 110%를 넘으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주장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민스키와 킨들버거 등 걸출한 경제사학자는 오래 전부터 금융의 과잉이 거시경제의 불안정성을 가져오고 금융 불안과 투기를 낳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5년 당시 IMF 수석경제학자였고 현재는 미 시카고 경영대학원 교수인 라구람 라잔도 미국 중앙은행의 중요 행사인 잭슨홀 미팅에서 금융 발전이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라잔 교수는 당시 거대하고 복잡한 금융시스템이 ‘재앙적인 사고’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발언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에는 대표적인 예언적 발언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0년에는 미 하버드 대학의 쉬라이퍼 교수와 비쉬니 교수 등이 ‘꼬리 위험(tail risk, 발생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자산 가격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을 간과한 상태에서의 금융혁신은 레버리지(금융기관 채무)가 높지 않더라도 금융의 파괴적 취약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번 IMF 연구는 금융 과잉과 변동성의 관계를 살펴본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에 미치는 결과에 대해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새롭다. 그리고 이전에는 긍정적일 수 있는 금융 발전이 110% 라는 ‘문지방’을 넘어서면서부터 부정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 연구를 살펴보면 한국 현실과 관련해 대단히 흥미로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06년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이 민간부문에 공여한 대출 양을 국제적으로 비교해 볼 때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본거지였던 미국이나 영국보다 작지만 독일이나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보다 금융과잉 상태라는 점이다. 2006년 당시 한국 금융기관의 민간 부문에 대한 대출 양은 이미 105∼110%에 이르렀다. 반면 일본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90∼100% 사이였고 독일은 105%로 한국 보다 낮았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금융위기를 겪었던 선진국의 민간 부문에 대한 대출 규모는 모두 110%가 넘었다.

그렇다면 6년이 지난 지금 한국 금융기관의 민간 부문에 대한 대출 양은 어떠한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GDP 대비 88.5%에 이르고 있고 기업부채는 108.1%에 달한다. IMF 연구가 집계한 기준과 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지난 6년 동안 민간부문에 대한 대출이 거의 2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그러한 증가는 가계부문에서 빠르게 진행됐다. 기업 대출에 비해 가계에 대한 대출은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일반적으로 더디거나 오히려 파괴적일 수 있다.

금융과잉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경로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거시 경제적 불안정성과 금융위기 발생이고, 둘째는 감독과 규제를 포함한 제도적 장치 부재다. 적절한 금융 감독과 인프라를 갖지 못하면 금융과잉이 독으로 작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변화 시기를 맞아 국민경제 관점에서 이미 과잉화된 한국 금융의 양은 줄이면서도 중개기능과 전통적 투자은행업무 강화 등 꼭 필요한 질적인 발전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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