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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어윤대회장의 '라크리모사'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2.12.17 06:38|조회 : 6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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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리던 초겨울 밤 정명훈의 서울시향은 아주 오랜만에 모차르트의 미완성 유작 ‘레퀴엠’을 연주했다. 한해를 보내면서 겨울밤에 듣기에 이만한 곡이 있을까.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진혼곡이 살아있는 자에게 더 큰 위로가 된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절필의 노래다. 모차르트가 죽기 5개월 전 어느 여름날 검은색 옷을 입은 한 사내가 모차르트를 찾아와서는 레퀴엠 작곡을 부탁한다.

돈이 궁핍했던 모차르트는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검은 옷의 그 사내가 저승사자이고, 바로 모차르트 자신을 위해 레퀴엠을 의뢰한 것이라고.

그의 예감대로 모차르트는 자신을 위한 노래가 된 레퀴엠의 3부제6곡 ‘라크리모사’(눈물의 날)까지만 작곡하고는 숨을 거둔다. 레퀴엠의 나머지 절반은 제자 쥐스마이어에 의해 완성된다.

#임기를 7개월여 남겨놓은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위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금융그룹 이익의 80~90%를 은행에 의존하는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해서 명실상부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갖추려면 대형 보험사 인수는 필수라는 판단아래 ‘사심없이’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충정’을 알아주는 사람은 측근 몇몇을 빼면 별로 없다. 노조는 물론 보험사 인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외이사들도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금융당국의 기류도 매우 부정적이다. 이달 초 보험사 인수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가 열리던 날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국민은행 중국 현지법인 개소식때 일어났던 저녁식사 자리에서의 ‘해프닝’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대통령 선거 전날인 18일 KB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ING생명 인수를 위한 논의를 재개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우리금융 인수가 우여곡절 끝에 좌절된 이래 5개월 만에 다시 보험사 인수까지 포기하는 상황이 재연될지 모르겠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보험업의 불확실한 미래 때문일까. KB금융 사외이사들의 막강한 권한과 이들의 반란 때문일까. 어회장의 리더십 부족과 소통 부재 때문일까. 아니면 회장 주변에 제대로 된 참모들을 갖추진 못한 인사의 실패에 원인이 있는 걸까.

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가장 큰 원인은 어회장이 안타깝게도 MB맨이라는 사실, 그래서 MB정권이 끝나가면서 어회장의 레임덕 현상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 바로 그것이다.

이런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금융당국의 태도다. 태생적으로 정치권 기류에 가장 민감한 곳이 감독기관이다. 베이징 저녁자리에서의 해프닝을 해프닝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코멘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순진하거나 무지한 것이다.

다른 얘기지만 하나은행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하나고등학교에 출연한 300억원대의 돈에 대해 불법이라며 특별감사를 벌이겠다고 뒤늦게 선언하고 나선 금융당국의 태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하면 확대해석일까. 어회장과 함께 금융권의 대표적 MB맨이었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에 대해서도 포문이 열린 건 아닐까. MB정부 초기였다면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천재 모차르트가 레퀴엠 작곡을 의뢰해온 검은 색 옷의 사내를 보고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듯이 금융인들도 바뀌고 있는 정치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붉은 색 또는 노란 색 점퍼를 입고 뛰어다니는 전현직 금융인, 관료, 학자들이 참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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