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스캔들'에 돈 한푼 안쓰고 웃는곳?

가수 비와 열애설로 연초 주목을 받고 있는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기업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초반 '스타의 연애가 문제될 게 있느냐'는 입장을 보였던 기업들도 비의 군복무 규정 위반 논란으로 여론이 따가워지자 곤혹스런 표정이다.


김씨가 최근 광고 계약을 맺은 한화투자증권은 아직 광고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스캔들이 터져 '엎친 데 덮친 격'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11월 말 김씨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한화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한화그룹 측이 들인 자금은 13억원에 달한다.

한화투자증권이 김씨를 광고에 첫 등장시킨 주가연계증권(ELS) 3종의 판매는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었다. 당국의 ELS 규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광고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이번 스캔들이 터졌다. 일각에서는 이미지 추락에 따른 광고효과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김씨의 경우 계약 당시 열애 등 스캔들과 관련한 손해배상 조항이 없어 광고모델 계약을 취소할 수도 없고, 법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조항에도 위반되지 않아 사실상 어떻게 손써 볼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열애설과 관련한 조항은 계약서에 따로 없었다"며 "마약 복용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거나 누드화보 등을 찍어 회사 이익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손배소에 해당이 되지만, 열애설 같은 경우는 회사 이미지를 크게 저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씨에게 광고를 맡긴 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 남양유업 (501,000원 ▲7,000 +1.42%), LG전자 (91,200원 ▼1,400 -1.51%) 등에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CF퀸인 김씨는 지난해 총 9개 업체와 CF 계약을 했고, 이를 통해 약 100억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좋았다 만 쿠팡은 더 억울한 입장이다. 쿠팡은 열애 사실이 밝혀진 뒤 언론에 커플이 함께 찍은 광고사진이 쓰이면서 웃음 지었지만, 비의 군복무 문제에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광고사진이 걸리는 곳곳에 악플이 달리고 있다.

그나마 웃음 짓는 건 한국토요타다. 김씨가 토요타의 '캠리'와 '벤자'를 탄 사진이 열애설 보도에 실리면서 '김태희 데이트카'로 주목받은 것. 한국토요타는 2011년 12월부터 김씨를 '캠리' 모델로 발탁했고, 이번 스캔들로 두 달 전 국내에 출시한 벤자 광고 효과까지 덤으로 누리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거액을 들여 유명 스타를 CF 모델로 영입한 기업으로선 스캔들이 신경이 쓰일 수 있다"며 "걸그룹 등이 이미지 손상으로 광고에서 하차한 사례들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