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양현 코코네회장 "일본서 성공? 일본기업이 돼라"

"일본 소비자들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독특한 디지털콘텐츠 소비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 이전부터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인터넷 이용이 활발했을 정도로 통신환경도 다릅니다. 글로벌 성공을 거둔 서비스도 일본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영진부터 개발자까지 철저하게 일본의 문화와 환경, 정서를 파악해야 합니다."


2000년 홀홀단신으로 NHN재팬(당시 한게임재팬)을 세운 천양현 코코네 회장(사진)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일본기업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현지 밑바닥 정서·환경 이해해야"

↑천양현 코코네 회장.

코코네재팬 역시 40여 명의 인력 가운데 대다수를 일본 현지에서 채용했다. 준비중인 싱가포르 등 해외진출 역시 현지인력을 채용해 주역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을 비롯한 한 문화권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단순히 언어가 아닌 그 밑바닥 정서까지 읽어내야 하고, 현지 인력만이 이를 제대로 개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일본에서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 천 회장의 설명이다. 당장 이익이 줄어도 기존 신뢰관계를 더 중요시 하는 일본인들의 정서 때문이다. 이 같은 원칙을 지킨 결과 NHN재팬 초기 멤버 가운데 상당수도 2008년 9월 코코네 창립 이후 속속 돌아오고 있다. 현재 천 회장의 비서 역시 1990년대 일본 게이오대 유학시절 일본어 개인교사가 맡고 있다.


천 회장은 "대기업에 비해 급여가 부족하지만 이를 마다하고 함께 일하기 위해 돌아온 동료들을 위해 코코네 역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코코네는 언어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를 내놨다. 어학 앱 '키키토리왕국'은 지난해 4월 일본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앱스토어 교육부문 상위에 올라있다. 21일 연속 1위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수익이 아닌 사회환원에 중심을 뒀다는 게 천 회장의 설명이다.

"3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NHN재팬이 12년만에 일본 주요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이에 보답하고자 코코네를 창립, 언어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향후 2년, 모바일 도전 최적기"

그 첫 발걸음은 아바타 서비스 '포켓콜로니'다. 포켓콜로니는 일본 최고 모바일 아바타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모바일게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코코네는 올해 매달 1개씩 총 10종 이상의 모바일게임을 내놓을 계획이다.

↑천양현 코코네 회장.

천 회장은 "일본 앱스토어 게임 1위는 하루 600만엔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상위 몇 개 서비스가 매출을 독식하는 한국과 달리 20위권까지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콘텐츠의 생명주기도 길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리, 모바게 등 일본 모바일 강자들의 매출 가운데 80%가 여전히 피처폰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스마트폰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는 지금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일본 모바일 시장구도가 체계화되는 2014년까지 주도권을 잡는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카카오톡과 카톡게임이 성공했지만 그 성공법칙이 그대로 일본에도 적용될 수는 없다"며 "특히 게임 부문에서 한국은 '경쟁'이 이용자들에게 주효했지만 일본에서는 '수집'과 '협력'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가 호응을 얻고 있는 이에 맞는 서비스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