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글 사라지면 이의신청할 수 있다

앞으로 인터넷에 올린 글이 무단으로 삭제되거나 블라인드 처리되는 일이 사라진다. 올린 글이 임시조치(접근제한 조치) 당하면 게시자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이의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10일 "인터넷 포털의 임시조치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사례가 많아 게시자에게 항변권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권리가 침해당한 당사자가 인터넷 포털 등에 해당 글의 삭제를 요청하면 인터넷 포털은 즉시 해당 글을 삭제하거나 임시조치를 취해야 한다.

인수위는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임시조치가 이뤄진 글을 올린 게시자에게 항변권을 보장해 표현의 자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임시조치는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였으나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에서는 임시조치가 '현대판 검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무분별하게 임시조치가 이뤄지면서 2011년 네이버와 다음의 임시조치건수는 2008년보다 120%이상 증가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임시조치가 표현을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수위는 항변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시조치 후속절차에 대한 규정도 신설할 예정이다. 현재 정보통신망법에는 임시조치를 할 수 있고 임시조치 기간이 30일 이내로 제한돼 있다는 규정만 있고 임시조치 이후 절차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에 그동안 사업자는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해 임시조치한 글들을 제각각 처리해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인수위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임시조치 이후 해당 글을 계속 삭제해야 하는지, 다시 게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만들 계획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 개개인의 삶을 강조한 만큼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기 위해 임시조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임시조치 후속절차에 대해서도 명확한 규정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산하 조직으로 돼 있는 명예훼손 분쟁조정부를 명예훼손분쟁조정위원회로 분리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