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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부동산학 박사) |입력 : 2013.01.21 10:22|조회 : 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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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의 50평형대 아파트에 사는 김형국씨(56)는 부동산중개업소 창문에 붙어있는 아파트 시세만 쳐다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아파트값이 과거 고점이었던 2006년 전보다 절반가량 빠졌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했던 집값이 반토막 난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는 "그동안 20% 이상 오른 물가를 감안한 실질가치는 거의 3분의 1로 줄었다"며 "아파트가 주식도 아니고 기가 막힌다"고 하소연했다.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시장가격은 해당 부동산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집단적인 감정평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대체로 시장에서 가격은 수시로 움직인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자산시장에서 가격은 생각보다 많이 오르고 생각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가 큰 폭으로 오를 때인 2005년 당시를 떠올려보자. 대표적인 재건축아파트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5㎡(34평형)는 대체로 3.3㎡ 당 3000만원선인 10억원이 꼭대기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1년 후인 2006년 말 14억원까지 치솟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85㎡도 2010년 1월과 2월 두차례에 걸쳐 16억원에 거래됐다. 반포자이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변 잠원동이나 반포동 일반아파트 가격보다 많게는 2배가량 비쌌기 때문이다. 당시 반포자이 16억원 거래는 천장에 도달했던 가격이 천장을 뚫고 옥상으로 올라가 버린 꼴이다.

그런데 요즘 집값은 그 반대다. 강남뿐만 아니라 용인이나 분당·목동과 같은 버블세븐지역 대형아파트 시세를 보면 바닥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닥을 파고 지하실로 내려간 꼴이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집값의 심리적 지지선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예컨대 외환위기 직후엔 집값이 급락했지만 1998년 6월, 서서히 바닥설이 흘러나왔다. 집값 하락세가 멈칫하고 소폭 회복기미를 보이더니 9월부터 다시 떨어졌다. 결국 6월은 주식에서 이야기하는 가(假)바닥이었고 진(眞)바닥은 5개월 뒤인 그해 11월에서야 찍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지수는 2008년 6월(59.8, 2008년 12월=100)에 저점을 형성한 것이 아니라 11월(58.7)에 가서야 저점을 확인했다.

주택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오르고 또는 많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필자 생각으로서는 부동산이 단순한 삶의 안식처가 아니라 투자 자산(asset)화 됐을 때 심한 변동성을 드러내는 것 같다. 집이 사용가치 개념의 홈(home)보다 교환가치 개념의 하우스(house) 비중이 높을 때 가격의 출렁거림이 더 심해진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대중의 집단 심리적 요인이 개입되면 더 큰 부침을 만들어낸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극단적인 심리상태인 광기와 공포가 강하게 작용할 때는 극심한 오버슈팅과 언더슈팅을 낳는다. 미래 부동산의 낙관적인 투기적 수요가 몰려들어 가격이 부풀려진 곳에서는 반대로 떨어질 때에는 더 큰 하락을 부른다.

사실상 버블세븐지역의 아파트값 급락은 하나의 거대한 욕망이었던 판교신도시 분양(2006년) 열풍이 만들어낸 거품의 급격한 해소과정이다. 그래서 버블세븐 아파트값을 보면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옛 속담이 교훈으로 읽힌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
www.moneyweek.co.kr) 제2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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