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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 숨 죽이며 보는 '그녀의 죽음'

[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뮤지컬 '레베카'··· 잘 짜여진 드라마 '긴장 100배'

이언주의 공연 박스오피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입력 : 2013.01.25 15:16|조회 : 6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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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의 한 장면
↑뮤지컬 '레베카'의 한 장면
사람들은 '어떤' 뮤지컬을 좋아하는 걸까. 적어도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이 세 가지는 필요하다. '드라마', '쇼', '아는 노래'. 아무리 눈이 휘둥그레지는 볼거리가 있다 해도 드라마가 빠지면 오래 봐주기 힘들다. 극적인 반전, 객석을 바짝 긴장시키며 궁금증을 자극하는 이야기 전개 등 몰입을 유도하는 드라마의 힘이 필수다. 뮤지컬 뿐 아니라 영화나 심지어 5분짜리 뮤직비디오에도 드라마가 탄탄하게 받쳐줄 때 감동이 커진다.

'쇼'. 화려한 군무든 의상이든, 혹은 불이 활활 타는 장면이든 입이 쩍 벌어지는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배우 한 두 명이 펼치는 쇼 비즈니스도 괜찮고, 기술력을 총 동원한 기존에 보지 못한 다이내믹한 무대 세트도 좋다.

그리고 '아는 노래'. '지킬 앤 하이드'에서 '지금 이 순간'을 부르는 장면이 빠지면 아마 난리가 날 거다. '캣츠'에서 마지막에 '메모리'를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맨 오브 라만차'의 경우 '이룰 수 없는 꿈' 한 곡을 듣기 위해 수십 번 공연장을 찾는다는 사람도 있다.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 역을 맡은 옥주현의 카리스마는 역시 빛났다.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 역을 맡은 옥주현의 카리스마는 역시 빛났다.
자, 이 셋 중에 뭐가 제일이라고 꼽기는 힘들다. 하지만 최근에 한국 뮤지컬 관객들이 꽂힌 것은 '드라마'가 아닐까. 뮤지컬 '레베카'를 보면 절절히 느낄 수 있다. 반전에 반전, 로맨스와 서스펜스가 결합된 로맨틱 스릴러. 레베카의 죽음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막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미스터리 형식이 무대에서 딱딱 떨어지며 기막히게 펼쳐진다.

뮤지컬 '레베카'는 1938년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가 쓴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알프레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모차르트!' '엘리자벳'으로 잘 알려진 미하엘 쿤체(극작)·실베스터 르베이(작곡) 콤비의 손에서 탄생했다. 2006년 오스트리아 초연 이후 유럽·러시아·일본 등에서 공연한 뒤 지난 12일 한국 무대에 첫 막을 올렸다.

작품은 마치 대작 영화 한편을 무대에 옮겨놓은 듯하다. 스펙터클하고 현장감이 살아있는 무대, 그 중에서도 영상이 크게 한몫 했다. 레베카의 방에서 바닷가 쪽 창문을 열자 불어 닥치는 바람과 절벽을 치는 파도 소리, 몰려드는 먹구름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때 댄버스 부인(옥주현)이 부르는 '레베카'는 폭풍을 몰고 올 듯한 카리스마와 함께 무대를 압도한다.

노래 '레베카'는 관객들에게 기존에 '아는 노래'는 아니다. 하지만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한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아서 두 번째 나올 때부터는 속으로 따라 부를 정도다. 댄버스 부인의 시크한 표정과 꼿꼿한 자태에서 뿜어 나오는 "레베카~ 나의 레베카!~ 어서 돌아와 여기 멘덜리로~" 노래가 공연장 천장을 치고 가득 울리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녀는 살아있어!" 너무나 단호하고 분명한 댄버스 부인의 대사 때문에 언젠가는 레베카가 등장할 것 같은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결국 레베카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존재감 만큼은 레베카 팸플릿의 한 페이지를 비워뒀어야 할 만큼 강렬하다.

'어느새 한국의 뮤지컬 제작 수준이 이정도가 됐나' 놀랍기도 하다. 전 배우들의 노래 실력, 공연장의 컨디션 역시 훌륭하다. 아쉬운 것은 레베카의 남편이자 영국 상류층 신사 '막심'(오만석)과 평범하고 순수한 여인 '나'(임혜영)의 사랑 부분이다. 한눈에 반한 것부터 순식간에 청혼하기까지의 진행이나, 결혼 후 복잡하고 미스터리한 상황 속에서 깨졌다 이어지는 둘의 사랑 역시 다소 생뚱맞다. 감정 선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다.

◇3월3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출연 유준상·류정한·오만석(막심), 옥주현·신영숙(댄버스 부인), 임혜영·김보경(나). 5만~13만원. (02)6391-6333.

↑뮤지컬 '레베카'에 나오는 맨덜리 대저택
↑뮤지컬 '레베카'에 나오는 맨덜리 대저택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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