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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2월이 고비다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부동산학박사) |입력 : 2013.02.13 08:57|조회 : 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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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울던 날/이삿짐을 꾸렸다/장롱을 싣고 이불짐을 싣고/찬장을 실었는데/화분 세개가 마당에 남아있다/그냥 가자/……/안 간다고 보채는/아이를 달래며/황사바람 속을 트럭이 달렸다."

1991년 <창작과 비평> 봄호에 실린 서홍관의 <이사 가던 날>이라는 시다. 날씨가 화창한 봄날, 온가족이 동원돼 며칠 동안 짐을 꾸리고 트럭(개인용달)을 이용해 이삿짐을 옮기던 20년 전 봄 이사철 풍속도를 보여준다.

그때는 이사 한번 하고 나면 온몸이 녹초가 됐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이삿짐 포장에서 운반, 정리, 청소, 살균까지 대행하는 포장이사업체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풍속도가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이사철=봄·가을'이라는 전통적인 이사 인식도 달라졌다. 봄·가을 이사철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자녀의 방학을 이용해 이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해 최대 이사 성수기는 겨울방학으로 바뀌었다. 학기 중에 이사를 하면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새 학기가 시작되는 때 이사를 준비하는 현상이다.

'대전 살러 간다'는 말이 한동안 유행한 적이 있다. 대전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 아니라 '대치동에 전세 살러 간다'는 뜻이다. 이렇게 자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현대판 맹모, 맹부들이 이사 풍속도까지 바꿔놓았다.

그래서 전세시장에서 겨울방학 이사시즌인 2월이 오면 세입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니 가격도 많이 오른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정보서비스인 '알리지'가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27년간 조사한 서울지역 월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을 보면 2월이 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9월 2%, 3월 1.7%, 1월 1.2%, 8월 1% 등의 순이다. 거래량도 많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해 서울지역 전세 거래량을 조사해보니 2월이 1만1908건으로 가장 많았다.

2월 전세 거래량과 가격이 고공비행하는 것은 기존의 학군 수요가 많아서 일까. 요즘 전세시장을 보면 그뿐만은 아닌 것 같다. 봄철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까지 미리 전세집 찾기에 나서면서 전세시장에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물이 많을 때 전세를 미리 계약하는 일종의 '선소비 현상'이다. 이는 달리 해석하면 과거에 있던 3~5월 봄 이사철 일부 수요가 2월로 앞당겨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외환위기 전만 해도 4~5월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았으나 요즘은 강보합세 또는 약보합세 수준에 머물고 있다. 3월 전세가격 상승률은 아직 높긴 하지만 외환위기 전보다는 낮아졌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4월이 지나면 이사 오는 사람은 있어도 이사 계약을 하는 사람은 확연히 줄어든다고 한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들어 7~8월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이사하는 학부모들이 과거보다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봄 이사철이 빨라진 것처럼 수요자들이 가을 이사철보다 앞서 미리 움직이기 때문이다.

2월이 시작됐다. 올해는 아파트 입주물량은 줄어든 데다 전세 재계약 건수도 예년보다 많아 연초부터 전세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다. 가뜩이나 집주인들은 저금리에 집값이 오르지 않자 그나마 남아있던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다. 지금은 주택임대차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다. 학군 수요에다 봄 신혼부부 수요까지 겹치는 2월은 한해 전세시장 안정여부의 시험대가 될 것 같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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