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잡는 '네오벤트'의 아버지

↑문상현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문상현 개발1팀장

'섬유'에 매달린 지 14년. 아웃도어 의류의 대명사 겪인 '고어텍스(Gore-tex)'에 대항할 수 있는 투습 방수성 원단 '네오벤트(neoVENT)'가 세상에 나왔다. 본격적으로 개발에 참여한지 일 년여 만의 쾌거였다. 문상현 코오롱패션머티리얼 개발1팀장의 이야기다.

최근 5~6년간 국내 의류시장에는 아웃도어 열풍이 불어 닥쳤다. '아웃도어 의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어텍스. 외부의 습기는 막아주고 내부의 수분은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성 원단으로, 수십여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문 팀장은 "고어텍스 기술 하나로 연간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제대로 된 경쟁제품이 없었던 상황"이라며 네오벤트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은 인지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네오벤트가 고어텍스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노스페이스와 콜롬비아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고어텍스를 대신해 네오벤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문 팀장은 네오벤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친환경성'을 꼽았다. 나일론 원단에 불소수지 막을 코팅한 고어텍스는 땅에 묻어도 썩지 않는다. 그에 비해 네오벤트는 우레탄 소재를 사용해 환경친화적인 면을 고려했다.


"앞으로 아웃도어 시장의 흐름은 친환경이 될 것입니다. 산, 바다 등 자연에서의 활동을 위해 입는 옷에 유해물질이나 독성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아웃도어 의류의 핵심인 기능성인 점점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친화적인 부분이 제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어텍스에 비해 3분의 1수준인 가격 경쟁력과 세탁 내구성도 네오벤트가 갖는 장점이다.

섬유공학을 전공하고 10년 넘게 코오롱 연구소에서 원사·원단 개발을 담당했던 그이지만 네오벤트의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네오벤트의 모태 격인 'HiPORA(하이포라)'의 투습·방수 성능을 기존의 2배 이상 끌어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 년 안에 고어텍스를 뛰어 넘는 성능의 네오벤트를 만드는 것이 문 팀장의 꿈이다. "기술적인 장벽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장벽을 넘어 지금 생산 중인 네오벤트 제품의 두 배 이상의 기능을 실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