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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없어 다행"이라는 백만장자 알고보니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입력 : 2013.02.16 06:00|조회 : 4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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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전세계 필름시장을 장악했던 코닥의 창업자 조지 이스트만은 일생동안 한 번도 결혼하지 않았다. 이스트만의 독신생활은 당대에 큰 화제였다. 이스트만이 코닥을 창업한 것은 1889년. 그 당시 그처럼 돈 많은 남자가 평생 혼자 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코닥의 본사가 있는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는 그가 살았던 집이 박물관으로 개조돼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자료에 따르면 이스트만이 평생 결혼하지 않은데 대해 당시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돌았다고 한다.

유독 어머니와 친밀했던 이스트만이 어머니의 성에 차는 여자를 찾지 못해 결혼하지 않았다거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은 돈이 목적일 것이라고 의심했기 때문이라거나 유부녀와 플라토닉 사랑에 만족했기 때문이라거나 하는 소문들이었다.

어쨌든 이스트만은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막대한 부를 남겨줄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스트만은 로체스터에 이스트만 음악학교를 세우고 로체스터 대학에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등 자신의 많은 돈을 사회에 기부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자신과 같은 갑부에겐 '무자식이 상팔자'일 수 있다는 의미의 말을 남겼다. "나에게 자식이 있는데 재산을 나눠주지 않는다면 그는 나를 증오할 것이다. 그렇다고 재산을 나눠주면 그에게 이로울 것이 전혀 없을 것이다."

최근 호주의 한 갑부가 이스트만처럼 자신의 돈이 자녀들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5000만달러, 한국 돈으로 약 545억원을 호주 국립대학에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호주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금융회사 ETF 시큐리티즈를 창업해 경영하고 있는 그레이엄 터크웰이란 인물이다.

그는 자녀에게 "많은 돈은 독과 같다"며 "그들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이루면 성취감을 느끼겠지만 부모가 그것을 줘버리면 하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이 망가질 것이고 결국 그들을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터크웰은 5000만달러를 자신의 아이들에게 주는 대신 호주 국립대학에 입학하는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주기로 결정하면서 자신의 자녀 4명은 "약간의 돈과 부모의 호의로 뛰어난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크웰처럼 많은 부자들이 자신의 돈이 자녀를 망칠까 걱정한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도 자녀들이 근면, 성실, 겸손, 성공에 대한 갈망 등 중산층의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실제로 올초 PNC 자산관리가 백만장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2%가 자녀 스스로 자신의 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또 80% 이상이 자녀를 성실하고 근면하게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백만장자의 61%는 상당한 유산을 자녀에게 남길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조사 대상 백만장자의 75%가 평범한 중산층 출신이고 부잣집에서 태어나 자란 경우는 12%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조사 대상 백만장자의 출신성분만 봐도 부잣집에서 태어나 백만장자로 남아있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유를 추정해보면 간단하다. 백만장자들이 자녀들에게 심어주기를 원하는 중산층의 핵심적인 가치,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쏟아가며 일하는 열심과 성공하고자 하는 절절한 갈망이 부잣집 자녀들에겐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스트만의 우려대로 터크웰의 자녀들이 재산을 거의 남겨주지 않겠다는 아버지를 증오하게 될지, 아니면 터크웰의 의도대로 자녀들이 중산층의 태도를 몸에 익혀 열심히 일하는 건전한 인생을 살게 될지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많은 중산층 부모들이 '돈이 조금만 더 있었어도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줄 수 있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하는 반면 부자 부모들은 '돈 때문에 아이가 성실하게 살지 않을 수도 있는데'라며 걱정한다는 점이다. 결국 돈이란 없어도, 있어도 골칫거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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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김태호  | 2013.02.17 13:05

우리나라 이야기도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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