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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代가 함께 즐기는 특별한 사랑이야기···"해학미, 살아있네~"

[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이언주의 공연 박스오피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입력 : 2013.02.23 07:37|조회 : 5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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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에서 제주기생 '애랑'역을 맡은 김선영(왼쪽)과 배비장 역의 홍광호. (사진제공=CJ E&M)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에서 제주기생 '애랑'역을 맡은 김선영(왼쪽)과 배비장 역의 홍광호. (사진제공=CJ E&M)
"아빠는 정말 멋진 여자가 나타나면 어떤 마음이 들것 같아? 엄마는 배비장을 이해할 수 있어?"

'사랑'이나 '연애'를 주제로 가족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친구들과는 편할지언정 괜한 쑥스러움이 생긴다. 내 이야기 먼저 꺼내기 전에 부모님의 사랑과 지조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면 이 작품 함께 보면 어떨까. 한국 최초의 창작뮤지컬이라는 묵직한 수식어가 붙지만 세련된 마당놀이 한편 보는 듯 쉽고 흥겨운 공연 '살짜기 옵서예'다.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로미오와 줄리엣' '춘향전'이 세월이 흘러도 회자되는 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 때문이다.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역시 단순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웃음과 해학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오랜만에 3대가 함께 봐도 좋을만한 가족뮤지컬이다.

만발한 유채꽃으로 가득채운 무대, 한 편에 자리 잡은 커다란 돌하르방, 시원하게 트인 제주바다의 풍광이 펼쳐진 극장에 들어서자 살랑살랑 제주도의 훈풍이 불어올 것만 같다. 막이 오르고 경쾌한 오케스트라 연주 속에 우리의 가락이 흐르자 객석의 어깨도 함께 들썩인다.

'살금살금 오세요'라는 뜻의 제주 방언을 제목으로 한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바탕으로 했다. 1966년에 뮤지컬로 제작해 패티 김, 김성원, 곽규석 등을 주연으로 초연했다. 죽은 아내와 정절을 약속한 '배비장'과 제주 최고의 기생 '애랑'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서양의 뮤지컬과 우리네 마당극 형식이 잘 버무려져 신명나게 펼쳐진다.

제주에 신임목사가 부임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공연은 초반부터 해학을 가득담은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애랑의 꼬임으로 정비장은 제주를 떠나기 전 입고 있던 옷을 홀랑 벗어주고 앞니까지 빼주는데, 익살스런 이 장면은 객석의 웃음보를 터뜨리며 제주로 초대한다.

↑사랑에 빠진 배비장(홍광호,오른쪽)이 방자(임기홍)를 데리고 깊은 밤, 애랑을 만나러 가는 장면. (사진제공=CJ E&M)
↑사랑에 빠진 배비장(홍광호,오른쪽)이 방자(임기홍)를 데리고 깊은 밤, 애랑을 만나러 가는 장면. (사진제공=CJ E&M)
이야기가 전개되는 중에도 유머코드는 곳곳에 살아있다. 애랑과 배비장의 사랑을 연결하고 추임새를 던지며 객석과도 자연스레 소통하는 '방자'는 감초 역할을 넘어 또 다른 주연이다.

방자역의 김성기는 15년 이상 전통춤을 춘 배우답게 몸에 밴 발림과 춤사위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와 노련미가 돋보였다. 임기홍은 재주넘기와 다양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자유자제로 몸을 쓰는 등 재치 있는 애드리브로 객석을 들었다 놨다 했다.

애랑 역의 김선영이 부르는 '살짜기 옵서예'는 전통적인 선율이 살아있으면서도 유혹하는 여인의의 마음이 오롯이 녹아있다. 배비장과 함께 부를 때는 연인 간 사랑이 가득 담긴 듀엣 곡으로 새로운 맛을 전한다.

김선영은 교태 넘치는 눈꼬리와 요염한 몸짓으로 객석까지 유혹하는 듯 했고, 배비장 역의 최재웅은 꽉 막혔지만 진실한 지조를 지키려는 강직함을 잘 표현했다. 홍비장(홍광호가 연기하는 배비장)은 시원한 가창력과 함께 애랑에게 반하는 장면과 개가죽 두루마기를 입고 개구멍으로 들어가는 장면 등에서 여심을 사로잡는 귀여움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련미를 살린 색색의 한복이나 3D 매핑으로 영상을 덧입혀 눈을 깜박이는 돌하르방, 아름다운 제주의 경치를 담은 영상 등 다양한 볼거리도 가득하다.

하지만 전통소재의 현대화·세계화에 가능성을 보여준 이번 작품은 아쉬움도 있다. 장면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제주 해녀들의 노래와 춤은 신나긴 했지만 극에 스며들진 못했다. 이야기를 받쳐주거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노래를 부르며 무관한 '쇼'를 그저 보여주는 느낌이다. 또 배비장 아내의 혼령을 표현할 때 사용한 홀로그램은 최신영상기술을 사용했다는 예고에 비해 기대 이하였다. 굳이 혼령이 등장하지 않았어도 될 뻔했다.

한편 이번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공연기간 내내 '3대(代)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3대가 함께 공연을 보면 해당하는 3명에 대해 티켓 값을 50% 할인해준다. 러닝타임도 인터미션 20분을 포함해 2시간20분으로 최근 여타 뮤지컬 작품에 비해 부담 없는 편이다.


<용어설명>

*목사: 지금의 '도지사'와 유사한 지방관료
*비장: 조선시대 감사·절도사 등 지방장관이 데리고 다니던 막료
*발림: 판소리에서 소리의 전개를 돕기 위해 하는 몸짓이나 손짓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월31일까지. 4만4000~9만9000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 예매 1588-0699.

↑뮤지컬<살짜기 옵서예>에 등장하는 제주해녀들.(사진제공=CJ E&M)
↑뮤지컬<살짜기 옵서예>에 등장하는 제주해녀들.(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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