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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칼럼]부의 불균형과 경제성장

안동현칼럼 머니투데이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입력 : 2013.03.27 06:34|조회 : 17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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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칼럼]부의 불균형과 경제성장
우리가 일반적으로 혼용해서 사용하는 부의 불균형(wealth inequality)과 부의 양극화(wealth polarization)는 학문적으로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부의 불균형이 부의 분포가 중심은 낮아지고 넓게 퍼지는 현상을 지칭하는 반면, 양극화는 최부유층과 최극빈층의 양쪽 꼬리가 두터워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중산층이 계층 내에서 부의 정도가 차별화되면 부의 불균형은 진행되지만 양극화는 심화되진 않는다. 반면 중산층이 아예 부유층이나 빈곤가정으로 이전한다면 부의 양극화를 동반한 불균형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중산층 붕괴라는 현상은 부의 양극화를 가속화해 수요기반을 붕괴시키기 때문에 같은 불균형이라도 더 심각하다.

실증 경제학에서는 가계의 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으므로 대신 소득을 사용하는데 잉여소득의 누적치가 부이므로 소득의 불균형과 양극화는 부의 불균형과 양극화를 과소반영하게 된다.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는 잘 알려진 지니계수를 사용하는 반면, 부의 양극화 척도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상위 10%의 평균 소득이 최하위 10% 평균 소득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퍼센타일계수(percentile ratio)를 많이 사용한다.

최근 OECD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31 정도로 OECD국가 중 평균정도에 해당하지만 퍼센타일계수를 보면 5배 정도로 멕시코, 칠레, 이스라엘, 터키, 미국, 일본, 포르투갈 다음으로 높은 편이다. 즉 중산층 붕괴가 동반된 부의 불균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부의 불균형이 악화된 결정적인 계기는 97년의 외환 위기였다. 지니계수의 경우 97년 이전까지 0.25 정도로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나 환란 이후 0.3 정도로 악화된 후 계속해서 증가하다 최근 2년간 줄어들고 있다.

부의 불균형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으로 80년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보면 OECD회원국 중 프랑스, 그리스, 아이슬란드, 스페인을 제외하곤 모든 국가에서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및 경제의 글로벌화와 궤를 같이 하는 반면, 최근 재정위기로 곤란을 겪은 국가들의 경우 오히려 부의 불균형이 개선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리한 정책을 사용할 경우 재정이 어떻게 파탄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부의 불균형은 여러 부작용을 낳지만 그 중에서도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극단적일 경우 불황이나 공황을 야기할 수 있다. 부의 불균형과 경제성장은 경제학에서 많은 연구의 대상이었다. 과거에는 쿠즈네츠 커브 (Kuznets curve)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쿠즈네츠는 저개발국의 경우 불균형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반면, 어느 정도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오히려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역U자형 관계를 제안했다. 경제개발 초기에는 희소한 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경제가 성장한 이후에는 유효수요 부족, 신용 제한, 사회불안 등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후 실증분석 연구는 어떤 자료를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상이하지만 대체로 경제개발 단계에 관계없이 부의 불균형은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의 형성과정 자체 보다는 부가 누구에게 집중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Mork는 자수성가형 부자가 아니라 상속을 통한 부자에게 부가 집중될 경우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면서 결국 부의 집중 자체보다는 부가 누구의 손에 집중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Bagchi의 연구에 의하면 부의 분포를 직접 분석해 보니 정경유착 등 불공정성에 기초해 부의 집중화가 심화될 경우 경제성장에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새 정부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 신규 순환출자 금지, 하도급 관행 개선 등 시장의 공정질서 확립과 관련된 정책과 차명계좌에 대한 증여세 부과 등을 통해 불법 상속을 색출하려고 한다는데 아무쪼록 이러한 일련의 정책이 부의 불균형을 억제하고 성장을 견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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