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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살아있었다면 뭐라고 했을까

송기용의 北京日記

송기용의 北京日記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입력 : 2013.04.03 07:51|조회 : 5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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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베이징에 살면서 든 습관은 하늘을 보는 것입니다. "오늘도 스모그가 많이 꼈나?"하고 창문 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할때면 홍제동 안산의 맑은 공기를 누리던 서울 집이 그립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매력은 깊고도 넓습니다. 스모그에 가려진 하늘처럼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조금씩 엿보이는 중국의 깊은 정취를 독자 여러분에게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2010년 6월, 걸작 아이폰4를 공개했다. 디자인에 광적으로 집착한 잡스의 노력으로 멋진 외관을 자랑한 아이폰4는 하루 만에 100만 대가 팔릴 정도로 대박을 쳤지만 출시 후 곧 한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전화기를 특정한 방식으로 들면, 특히 왼손을 사용해서 잡으면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드러낸 것.

'안테나게이트'로 불린 이 일이 터지자 잡스는 "애플을 무너뜨리려는 구굴과 모토로라의 농간"이라고 흥분했다. 그는 한 사용자의 항의메일에 "문제될 것 없다. 그런 식으로 휴대폰을 잡지 않으면 된다(Just avoid holding in that way)"라고 답했다. 이후 이 발언은 잡스와 애플의 오만함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로 회자됐다.

"우리의 오만, 진심으로 사과한다" 2013년 4월1일. 잡스 사후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은 자사 홈페이지에 '중국 소비자에게 보내는 서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보름 동안 우리는 수리 보증정책에 관한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는 말로 시작한 이 글은 애플CEO가 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저자세로 일관했다.

"우리의 소통 부족이 '애플은 오만하다', '소비자들의 불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일으킨 혼란과 오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러면서 불량 아이폰 4, 아이폰 4S를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애프터서비스 품질보증 기한도 늘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유럽과의 차별대우를 지적하는 중국 언론의 공세에 "애플은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맞서던 팀 쿡이 보름 만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스마트폰 5억대 시장 놓칠 수 있나"중국의 시장규모를 보면 애플의 저자세를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는 2012년 말 현재 중국의 스마트폰 보유대수는 3억6000만대였고, 올해 5억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황금 밭인 것이다.

그런 중국에서 애플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11.0%로 3위에 머물렀다(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 통계). 1위는 숙적 삼성전자. 갤럭시S3, 노트2를 내세운 삼성은 점유율 17.7%로 1위에 올랐다. 애플은 점유율이 2011년 4.0%에서 지난해 13.2%로 급상승한 중국 업체 레노버에게도 뒤졌다. 야심차게 아이폰5를 출시하고서도 3위로 밀려난 애플로서는 사과가 아니라 더한 것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소비자를 위한 불만표출이라고? 진짜?"사실 애플로서는 억울한 면도 있어 보인다. 중국의 공세가 단순히 소비자불만이라고 보기에는 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중국 소비자를 차별한다고 포문을 열었던 것이 관영매체인 CCTV이고, 이후 인민일보, 광명일보 등 30여 개 주요 매체가 동참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 중국의 미국에 대한 불만이 애플 공격으로 나타났다는 관측도 있다. '해킹방지'를 명분으로 공공기관의 중국산 IT제품 구매를 제한하도록 한 미국 정부를 겨냥한 조치라는 것. 중국에서 잘 나가는 글로벌 기업을 공격해 자국 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구글을 압박해 자국 인터넷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를 키워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팀 쿡의 사과로 논란이 가라앉을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해 말 CCTV로부터 위생불량 공격을 받았던 KFC는 올 들어 매출이 20%나 감소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애플 대신 중국산 휴대전화를 사자"며 애플 배격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적극적인 사과가 애플을 향한 비난을 다소 누그러뜨리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잡스가 살아 있다면 어떻게 대응 했을까. 아무리 오만한 잡스라도 13억5000만 명, 비공식적으로는 16억 명의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을 외면하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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