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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다시 보는 맥킨지의 '공포마케팅'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경제부장 겸 금융부장 |입력 : 2013.04.15 14:05|조회 : 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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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다시 보는 맥킨지의 '공포마케팅'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이라는 수사가 붙는 맥킨지가 15년만에 '한국보고서'를 펴냈다.
86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구구절절 맞는 내용으로 들어차 있다.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구구하다.

맥킨지는 도입부 요약에서 한국의 통계를 바탕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가구당 소득 3만7000달러의 50~150%를 벌어들이는 중간 가구 비중이 75.4%에서 67.5%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건 굳이 맥킨지가 외환위기 이후 15년동안의 통계를 면밀히 분석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통계이다. 기획재정부가 작년 1월 발간한 ‘2011년 국가경쟁력 보고서’는 "월 소득 160만~480만원 수준인 중산층 비율이 2000년 71.7%에서 2010년 67.5%로 줄었다"고 적고 있다.

매달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가 15%에서 25%로 급증했다고도 경고했다.
맥킨지에 앞서 이달 초 국내 신용정보평가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펴낸 ‘가계부채의 미시적 위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798만 가구) 중 재무 여력이 마이너스인 ‘적자 가구’는 24.8%(198만 가구)로 집계됐다.

맥킨지는 또 한국의 실질 실업률은 불완전 취업자를 모두 반영할 경우 11%에 육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2009년 1월에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취업준비자와 그냥 쉬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18시간 미만 노동자 중에서 추가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포함, 실질실업률을 계산하면 실질실업률은 12.6%"라고 국회에서 밝혔다. 3년 뒤인 지금은 더 올라가 있을 것이다.

"대기업의 국내 고용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 노동력의 30%가 자영업이다..." 등등 맥킨지의 '분석'은 국내 분석기관, 아니 일반 독자들에게도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들이다. 맥킨지는 보고서 중 절반가량을 이같은 '진단'에 할애하고 있다.

진단은 그렇다 치자. 어차피 '환자'는 똑 같은 사람이고, 진단이 터무니없이 다르다면 그게 더 이상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컨설팅'의 대가 맥킨지가 내놓은 제안을 뭘까.
"한국의 성장모델은 동력을 잃었다(A growth model running out of steam)"며 '새로운 성장공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제조업 중식의 성장방식에서 탈피해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의 재무건전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개론을 보면 박근혜정부가 인수위 시절과 출범 이후 내놓은 '140대 국정과제', '국정비전 및 국정목표'와 판박이 이다.

구체적 정책대안들은 어떤가.
단기 고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저금리 모기지 대출로 전환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커버드본드(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한 유동화증권)'를 발행해볼 것을 조언했다.
커버드 본드? 금융당국은 이미 은행 자산의 4%까지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했고,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에도 5억달러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고, 서종대 주금공 사장은 한국 커버드본드에 투자하라고 외국에 세일즈까지 다녀왔다.

맥킨지는 한국의 지나친 학벌우선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마이스터 고교'를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이명박정부때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돼 온 마이스터고는 이미 올해부터 졸업생들이 공기업과 민간기업에 취업까지 하기 시작했다.

맥킨지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완화하라고 조언했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하는 '바꿔드림론'같은 제도는 필요하지만 한국 중산층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담보대출을 완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되고, 내수부진과 가계소득 하락이 고착화되는 마당에, 그나마 가계부채의 문제를 제어해온 LTV를 일률적으로 완화하면 가계부채 문제는 더 큰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기괴할 정도의 학벌 중심주의, 비정상적인 사교육시장 등에 대한 '외부'의 조언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하지만 이 정도 '분석'은 '15년만의 한국보고서'에 대한 기대에 못미친다.

외환위기가 한국사회를 뒤흔들던 15년전, 맥킨지가 우리 사회에 '좌판'을 펼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당시 이른바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은 우리가 잘 몰랐거나 애써 외면했던 한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충격'을 줬다.
금융위기를 헤쳐갈 금융감독원 조직안부터 맥킨지가 맡은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한국에서 '떼돈'을 벌었다.

기업이나 정부도 골치 아픈 구조조정 계획안을 만들 때 매킨지 같은 컨설팅회사의 이름을 빌어 방패막이로 삼고 수십, 수백억씩을 냈다. 당시 구조조정을 맡았던 한 기업체 임원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이름으로 경영진이 원하는 방안의 보고서를 만들면 노조같은 반대세력을 누르기도 쉽고, '말빨'이 섰다"고 털어놓는다.
서구 자본의 논리에 충실한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치렀다는 반성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IMF 이후 한국에 몰려든 보험사 등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공포 마케팅'을 한국에 전파했다. 뭔가 복잡해 보이는 수치를 잔뜩 나열한 다음 "은퇴자금이 10억원이 필요한데, 지금 이대로 가다간 1억원도 못 모은다"고 진단한 뒤 컨설팅을 하고 상품을 팔았다. '은퇴전문가'로 금융회사에 소속돼 있다가 은퇴해 은퇴자 협동조합을 차린 우재룡 박사는 얼마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공포마케팅을 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고백했다.

물론 맥킨지 보고서가 주는 시사점은 있다.
'글로벌 선수'들이 한국에서 다시 좌판을 펴는 걸 보면 위기는 위기인가 보다.
이런 데다 헛돈 쓰지 않는 게 우리 살림 지키고 위기를 다시 맞지 않는 일이다.
15년 전의 그 좌판이 다시 생각나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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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우광명  | 2013.04.28 23:14

매킨지가 보고서를 냈다는게 국가가 엄청난 돈을 컨설팅회사에 지불하고 그들을 방패막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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