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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지나봐야 안다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부동산학 박사) |입력 : 2013.04.29 09:35|조회 : 5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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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 아닌가요?" 요즘처럼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거래에 숨통이 트일 기미가 보이면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든다. 시장 일각에서 흘러나온 집값 바닥론은 언론을 통해 확대·재생산되는 특성을 보인다.

집값 바닥론에서 바닥의 함의는 사회·정치적인 바닥과는 사뭇 다르다. 예컨대 선거에서 어떤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이라고 하면 낮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그 후보의 현재 상태만 보여준다. 앞으로 지지율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지, 곧 올라갈 것인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집값 바닥론은 기대를 함께 담고 있다. 집값이 이제 그만 떨어졌으면, 올라갔으면 하는 소망적 사고가 내포된 표현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집값 하락을 예견하는 사람들은 바닥론을 꺼내지 않으니 말이다.

부동산시장에서 바닥은 3종류가 있는 것 같다. 우선 바닥을 '다진다'는 약보합세를, 바닥을 '지난다'는 보합세를, 바닥을 '친다'는 강보합세를 각각 의미한다. 실제 바닥을 얘기할 때에는 '다진다'거나 '지난다'보다는 '친다'를 떠올리고, 또 그것을 기대한다. 집값 바닥 논란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는 건가'라는 조급증이 생긴다. 집값 바닥론이 집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집값 바닥론은 시장 참여자에게 부동산을 인식하는 의제와 틀을 제공한다. 바닥론이 이슈가 되면 평소 집값이 어느 수준인지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관심을 갖게 된다. 바닥론은 집값이 싸다는 것,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읽힌다. 말하자면 계속된 바닥론 보도로 말미암아 부동산시장의 이슈나 상황을 파악하는 강력한 틀이 만들어지고, 시장 참여자들은 그 틀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다.

정부가 4·1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침체된 부동산시장의 거래활성화를 위해 군불때기에 나섰다. 세제, 금융, 공급을 망라한 고강도 대책이어서 얼어붙은 거래에 어느 정도 온기가 돌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라. 왕성한 주택수요를 자랑했던 베이비부머는 은퇴하고 30대 젊은 층은 구매력이 여의치 않다. 여기에 경제성장률이 연 2%에 머물 정도로 실물경기가 침체돼 있고 이번 대책 또한 연말까지 시행되는 한시 대책이다. 이런 점을 두루 감안할 때 주택시장에서 만성적인 유효수요 부족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어렵다.

앞으로 시장 분위기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집값이 용수철 튀듯 급등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회복을 위한 에너지를 좀 더 비축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는 사이클상의 상승 시그널보다는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매물의 소화과정 정도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흔히 꼭지와 바닥은 지나봐야 안다는 말이 있다. 이는 현재를 무리하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단정지어 해석하지 말라는 뜻이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 바닥론이 수차례 나왔다. 하지만 집값은 잠시 반짝 올랐을 뿐 오히려 바닥을 뚫고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집을 산다는 것은 생애에서 가장 큰 쇼핑행위다. 한번 구매하면 적어도 3년 이상은 사용하는 내구재다. 단기적으로 지금 집값 바닥론에 현혹되기보다는 좀 더 긴 안목으로 시장을 내다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부동산시장의 양치기소년'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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