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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그의 눈물은 누구를 위한것인가

장윤호의 체인지업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입력 : 2013.04.20 10:05|조회 : 6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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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구장에 때 아닌 눈물이 흘렀다. 팬들도, 선수들도, 이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천신만고 끝의 1승. 개막후 13연패의 늪에 빠졌던 한화가 지난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김태균의 역전 투런 홈런을 발판 삼아 6-4로 승리했다. ⓒ 사진제공= OSEN
↑ 대전구장에 때 아닌 눈물이 흘렀다. 팬들도, 선수들도, 이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천신만고 끝의 1승. 개막후 13연패의 늪에 빠졌던 한화가 지난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김태균의 역전 투런 홈런을 발판 삼아 6-4로 승리했다. ⓒ 사진제공= OSEN
‘거장(巨匠)’ 김응룡감독을 영입하고 2013시즌을 팀 재건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절치부심한 한화 이글스는 속절없이 개막 13연패에 빠졌다. 2003년 롯데의 개막 12연패를 넘어서는 최악의 불명예이다.

한화가 16일 홈인 대전구장에서 신생 팀인 NC 다이노스에 6-4 역전승을 거두고 13연패에서 탈출한 경기 후 72세의 ‘노장(老將)’ 김응룡감독은 가슴 깊은 곳에서 무엇이 복받쳐 올랐는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모습에 일각에서는 김응룡감독이 야구 인생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며 각별한 의미를 두기도 했다. 이날 한화 선수단은 물론 팬들까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화의 ‘독수리들(Eagles)’이 13연패에 종지부를 찍은 2013년 4월16일은 새로운 개막 연패 기록이 나올 때까지 한국 프로야구사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날 승리는 과연 누구의 힘이었을까. 선수단이 삭발을 하고 김태균이 홈런을 치며 활약했지만 필자는 그 공을 한화 팬들에게 돌려야 옳다고 생각한다. 김응룡감독이 눈물을 흘렸다면 그것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음이 분명하다. 이날 구장에는 6000명이 넘는 팬들이 찾아와 한화의 승리를 염원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16일 한화-NC전에는 특이한 현상이 펼쳐졌다. 삼성이 SK와 올시즌 첫 포항경기를 가지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 매체들이 사진기자들을 최하위 팀들이 겨루는 대전구장에 집중시켰다. 취재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은 물론 야구인들도 13연패 중인 한화의 홈인 대전구장에 많은 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역시 프로 경기에는 ‘화제나 이슈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화의 연패 탈출 여부가 모두들 궁금했고 그 상대가 신생팀 제9구단 NC 다이노스여서 더 귀추가 주목된 것이었다.

사실 오랜 기간 프로야구를 취재한 필자도 의외였다. 홈 팀이 개막 13연패를 하고 있으니 당연히 대전 구장이 텅 비어 적막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화 팬들은 필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너도나도 발길을 대전구장으로 향했고 6000여명의 팬들은 한화의 승리를 감격의 눈물로 자축했다. 참으로 대단한 한화 팬들이다.

2002시즌으로 기억하는데 롯데 구단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 거릴 때 사직구장에 겨우 69명의 관중수를 기록한 적도 있다. 야구에 살고 죽는다는 야구의 도시 부산의 팬들도 롯데의 성적이 형편없자 냉정하게 돌아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 한화가 13연패후 첫승을 거둔 날  김응룡 감독조차 눈시울이 붉어져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김감독이 야구 인생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며 각별한 의미를 두기도 했다. ⓒ 사진제공 = OSE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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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가 13연패후 첫승을 거둔 날 김응룡 감독조차 눈시울이 붉어져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김감독이 야구 인생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며 각별한 의미를 두기도 했다. ⓒ 사진제공 = OSEN


2006시즌으로 기억한다. 필자가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던 때이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구장인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Oriole Park at Camden Yards)’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언론에서는 그 광경을 ‘행위 예술’ 같았다고 표현했다.

‘오리올(Oriole)’은 북미에서 ‘찌르레기’ 새를 말한다. 한화 이글스(Eagles)도 독수리들로 같은 새이다.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새를 명칭으로 가지고 있는 팀들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Cardinals, 홍방울새), 토론토 블루 제이스(Blus Jays, 등의 깃털과 갓털이 청색인 새, 큰 어치) 등이 있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유일하게 새를 구단 명칭에 사용한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시즌 내내 최하위권에서 허덕여 팬들을 실망시켰는데 이날 디트로이트전 4회 진풍경이 연출됐다.

1000명이 넘는 볼티모어 팬들이 4회 경기 도중, 미국 동부 시각으로 오후 5시8분이 되자 일제히 구장을 빠져 나갔다. 관중석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팬들은 5시8분 모두 일어나 한데 모이면서 일렬로 행진을 하듯 야구장을 나가 버렸다.

이들은 모두 검정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가슴에는 ‘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풀어주라(Free the Birds!)’는 문장이 인쇄돼 있었다.

새들은 북미산 ‘찌르레기 새 ’들인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의미했다. 그리고 야구장에서 진기한 ‘행위 예술’을 연출한 시각이 5시 8분이었던 것은 볼티모어 구단 출신의 위대한 선수들인 브룩스 로빈슨의 배번(5)와 칼 립켄(8번)의 상징한 것이었다.

당시 볼티모어 구단주는 피터 안젤로스였다. 그는 1993년 구단주가 됐는데 이후 1997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켜 구단 재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볼티모어 팬들의 기대가 커졌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1998시즌부터 그 해 2006년까지 계속 하위권에 처져 절망감을 팬들에게 안겨주었다.

이날 팬들의 항의 시위는 ‘우리는 더 이상 볼티모어가 패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니 떠난 팬들이 다시 야구장에 돌아올 수 있게 구단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줄 구단주를 팬들은 원한다’는 의미였다.

팬들의 항의 몸짓을 접한 피터 안젤로스 구단주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등이 속해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볼티모어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1억 달러(약 1100억원)가 넘는 연봉 규모가 필요한데 상대적으로 작은 볼티모어 시장 규모 때문에 구단 수입이 적어 투자가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다.

당시 팬들의 항의 시위를 주도한 인물이 흥미로웠다. 볼티모어 유격수 출신인 로이스 아파리시오의 조카인 네스터 아파라시오가 팬들을 모아 쿠데타를 일으켰다.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한국프로야구도 연고지 팬들은 승리하는 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을 원한다. 그런데 구단이 투자를 해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팀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생기고 한화처럼 13연패를 당하기도 하는 것이다. 한화는 류현진을 LA 다저스로 보내고 받은 ‘트레이드 머니’로 대전구장을 개축하는 등 많은 투자를 했다. 다만 실질적인 전력 보강은 한국프로야구의 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빈약해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13연패를 탈출하면서 더 중요한 것을 깨닫고 얻었다. 바로 한화 팬들이 기다려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화 팬들은 구단, 선수단과 하나가 돼 있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팬들은 구장을 떠났지만 한화 팬들은 구장을 찾아 와 함께 울고 웃었다. 볼티모어 선수 출신 가족은 항의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한화 선수들의 가족은 함께 울었다. 이에 ‘코끼리’라는 별명을 가진 김응룡감독도 눈물을 보였고 모두가 한화의 재건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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