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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세력균형이 무너질 때, 우리는···

송기용의 北京日記

송기용의 北京日記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입력 : 2013.05.01 15:30|조회 : 6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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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베이징에 살면서 든 습관은 하늘을 보는 것입니다. "오늘도 스모그가 많이 꼈나?"하고 창문 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할때면 홍제동 안산의 맑은 공기를 누리던 서울 집이 그립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매력은 깊고도 넓습니다. 스모그에 가려진 하늘처럼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조금씩 엿보이는 중국의 깊은 정취를 독자 여러분에게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1895년 1월. 3만 명의 일본 육군이 중국 북양해군 함대사령부가 있는 웨이하이(威海)에 전격적으로 상륙했다. 때맞춰 일본 연합함대가 육군과 함께 북양함대를 포위 공격했고, 기동능력을 상실한 함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비분강개한 총사령관 정여창은 "아군 군함을 모두 폭파시켜라"는 유언을 남기고 음독자살했다.

극동아시아 최강 북양함대 궤멸소식에 청나라 광서제(光緖帝)와 서태후는 통곡했지만 일본 도쿄에서는 40만 인파가 우에노(上野) 공원에 모여 승전을 축하했다. 1868년 왕정복고대호령(王政復古大號令)으로 막 오른 메이지유신 이후 불과 20여 년 만에 근대국가로 급성장한 일본과 아시아의 거인에서 허수아비로 전락한 중국의 위상이 역전되는 순간이었다. 중국의 실체를 깨달은 일본은 고분고분하고 예의바르던 자세에서 돌변해 중국인을 '열등한 지나인(支那人)'이라고 폄하하며 대륙침략에 나섰다.

1978년 12월. 역사적인 11기3중전회(중국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이 정권을 잡았다. 4000만 명이 굶어죽었다는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처참한 실패를 계기로 집권한 덩은 선부론(先富論),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등 자본주의 뺨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을 제시했고, 30여 년 만에 미국과 패권을 겨루는 'G2'의 쌍두마차로,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했다.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으로 일관하던 중국은 힘을 충분히 길렀다고 판단했는지, 최근 공세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구원 때문인지 일본과 관련된 일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 지난달 23일에는 첨단 제4세대 전투기인 수호이-27, 수호이-30을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주변 상공에 출동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일본 역시 F-15 전투기로 맞서 충돌 일보직전까지 갔다.

최근에는 일본인을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샤오르번(小日本)'이라는 욕설이 중국 언론에 등장해 화제가 됐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일본 의원들의 집단적인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를 비판하며 "쇠락하는 일본이 자신감을 잃고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 맞대응하기보다 '샤오르번'으로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어로 샤오(小)는 작다, 도량이 좁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일본 국가 명에 붙여 '하찮은 일본'으로 낮춰 부르는 의미로 쓰인다. 환추스바오는 중국의 입장을 극단적으로 대변하는 매체로 유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설을 지면에 게재한 것은 중국의 일본에 대한 격한 감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의 급부상과 일본의 쇠락을 타개하겠다며 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등 국수주의자들의 등장은 타오르는 장작불에 기름을 쏟아 붓는 형국이다. 지난 2006년, 1년의 단명 총리에 그쳤던 아베는 집권 후 작심한 듯 통화완화, 재정확대 등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이고 있다. 주가상승, 내수활성화 효과로 점수를 딴 아베는 슬슬 본심을 꺼내들고 있다. 개헌이 바로 그것이다. 천황제를 부활시키고 자위대를 군대화해 동아시아 패권다툼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주권회복의 날 행사'에서 아베 총리가 아키히토 일왕을 향해 양손을 치켜들며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친 것은 더 이상 속내를 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100여 년 전 동아시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며 일본 식민지로 전락했던 우리였다.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또 다시 그런 과거를 되풀이 할 수는 없다.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눈을 부릅떠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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