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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영업상무, 야밤에 호텔서 고객양말 빨던 사연

[조성훈의 IT는 전쟁중]<5> 라면상무 사건과 '갑과 을'의 전쟁

조성훈의 'IT는 전쟁중'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입력 : 2013.05.04 05:49|조회 : 1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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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영업상무, 야밤에 호텔서 고객양말 빨던 사연
이른바 라면상무의 항공기 승무원 폭행에 이어 한 중소 베이커리업체 대표의 호텔 도어맨 폭행사건으로 온나라가 떠들석합니다. 몰지각한 일부 갑들의 횡포가 전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입니다. 한 순간의 실수로 두 사람은 일자리를 잃은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매장당했습니다.

이를두고 감정노동의 특수성과 일부 가해자의 우월적 심리가 빚어낸 일탈행위라느니, 우리사회의 잠재된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난무합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이같은 갑과 을의 갈등이 빈번한데 IT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업과 공공분야에 IT인프라를 제공하는 'IT서비스업'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IT가 산업경쟁력의 척도로 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고객들의 IT서비스업계에 대한 인식과 대우는 과거 전산실 직원이나 용역담당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국내 굴지 자동차그룹 계열 IT서비스회사에 종사하던 A씨는 지난해 상사와 불화끝에 해고됐습니다. 15년간 우수사원으로 근무해왔는데 새로 부임한 부장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불성실 직원으로 낙인찍혔고 대기발령 끝에 해고됐습니다.

갈등의 원인은 여러가지겠지만 대표적으로 그룹내 모회사의 IT프로젝트가 꼽힙니다.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했고 결국 실패하자 그의 상사가 프로젝트 실패 책임을 모조리 떠넘겼다는 겁니다. A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복직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가 정말 섭섭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부실해지자 모회사 직원들과 마찰을 커졌는데 때론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대우를 받았다고 합니다. A씨 역시 애초 모회사로 입사했었고 2000년대 모회사 전산조직이 IT서비스회사로 분사하면서 합류했습니다. 결국 그에게 모멸감을 안겼던 이들은 그의 입사동기이자 선후배였지만 엄연한 갑을관계 때문에 멸시를 감내해야했던 겁니다.

 한 국내 IT서비스회사의 관제센터.
한 국내 IT서비스회사의 관제센터.
물론 A씨의 사례를 일반적이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태생이 비슷한 대부분의 국내 IT서비스회사에서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합니다. 같은 울타리에 있는 그룹사들도 이럴 정도니, 대외고객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특히 먹이사슬 최상단에 있는 정부 공공분야 고객들은 시쳇말로 '초울트라슈퍼캡숑갑'이라고 합니다. 프로젝트 단가를 후려치거나 갑자기 예정에 없던 설계를 변경하고, 일정단축을 강요하는 식의 부당한 대우를 해도 울며겨자먹기로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IT회사들은 영업담당자들의 실적경쟁을 유도하기위한 고객감동경영을 주문합니다. 한 대기업IT서비스업체 영업담당 임원은 해외 레퍼런스 사례 탐방에 고객을 모시고 갔었는데, 고객이 양말을 미처 챙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손수 젊은 고객님의 양말을 빨아서 말려드렸다는 미담(?)까지 나돌 정도입니다.

물론 일부 대형IT서비스 회사들도 중소 하청업체들에게 '갑질'과 '횡포'로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중소SW회사에 근무하다 대기업 IT회사로 옮긴 B씨는 "중소기업에 근무할 땐 슈퍼갑인 대기업IT회사가 온갖 부당한 요구를 해와도 참을 수밖에 없어 분통이 떠졌다"면서 "그런데 대기업에 와서 다시 고객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보니 나도 하청사에 또다른 슈퍼갑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SW산업 황폐화의 원인으로 IT서비스업계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일감몰아주기로 중소SW업체들의 일감을 빼앗고 부당한 하청구조로 숨통을 조인다는 것입니다. 일견 타당한 부분도 있고 개선해야할 사항임에 분명합니다.

다만 라면상무의 사례처럼 서비스 상대방을 파트너로 인식하기보다는 군림만하려드는 우리사회의 비뚤어진 갑을구조와 고객들의 비상식적인 권위의식도 한 몫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우리사회에서 수평적 파트너십은 결코 요원한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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