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주역은 우리"…ICT에 푹 빠진 소녀들

9일 오전10시 예술의전당 푸치니홀에서 열린 ITU전권회의 'Girls in ICT Day'행사에서 이현숙 아태정보통신교육원 원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9일 오전 10시 예술의전당 푸치니홀. 까르르 까르르 여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나더니 이내 조용해지고, 곳곳에서 반짝이는 눈빛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메모하기도 한다. 200여명의 여고생·여대생이 한자리에 모인 'Girls in ICT Day'행사 현장이다.


'Girls in ICT Day'는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양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2010년 멕시코 전권회의에서 결의한 것으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 ITU 전권회의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여성들의 ICT 분야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처음 개최하게 됐다.

'소녀들이여, ICT에 꽃을 피워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날 행사는 ICT업계 리더들이 IT분야로 취업을 원하는 마이스터고 여학생들,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여대생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자리였다.

윤종록 미래부 차관은 "여러 행사를 다니지만 오늘처럼 향기가 넘치는 자리는 처음"이라며 "소프트 파워가 중요시되는 창조경제에서는 여성이 가진 소통 능력과 창의성이 필수 요소인만큼 ICT와 창조경제 발전을 위해 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연에 나선 이현숙 UN 아태정보통신교육원(APCICT) 원장은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일하는 환경이 바뀌고 모든 게 연결되고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기고 있다"며 "여성들이 갖고 있는 독창성, 열린마음, 섬세함, 소통의 기술 등이 ICT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데,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해 젊은이다운 용기로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9일 오전10시 예술의전당 푸치니홀에서 열린 ITU전권회의 'Girls in ICT Day'행사에서 윤종록 미래부 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신의현 키위플 대표는 벤처창업 경험을 소개하며 "1인 창조기업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성공은 결코 혼자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주위의 지지와 도움이 있어야하는 만큼 좋은 인간관계와 네트워크를 만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2시간에 걸친 열띤 강연은 오후 들어 '멘토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삼삼오오 여학생들이 둘러앉은 테이블마다 멘토를 자처하는 여성 벤처 CEO들과 과학인들 10여명이 함께해 청소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조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장은 "30년 전, 제가 여러분과 같은 나이였을 때는 지금과 같은 세상은 상상도 못했다"며 "여성들은 너무 양보를 많이 하는데 연봉, 스펙 등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과감히 도전하면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음선주 학생(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3년)은 "ICT가 뭔지 잘 알지 못했는데 강연을 듣고 많이 알게됐다"며 "특히 벤처 창업에 관심에 많았는데 실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지슬(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학생은 "IT와 다른 산업의 융합이 무궁무진하고 여성인력이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얘기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Girls in ICT Day’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모의전권회의, 서포터즈 모집 등 각계각층의 국민이 ITU 전권회의 준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Girls in ICT Day’는 ITU 여성 고위 관계자를 초청하는 등 여성의 ICT 분야 진출 확대를 촉진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